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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국정지지도 40% 붕괴…文 지지율 취임 후 최저 수준, 비상 걸린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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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인사들의 잇단 비위 의혹, 의회 독주 논란, 부동산 시장 파동 / 민생문제와 맞물려 '민심 이반'이란 악순환 초래했다는 분석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여권에 비상이 걸렸다.

윤미향 의원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여권 인사들의 잇단 비위 의혹과 국회 법사위원장 차지에서 출발한 의회 독주 논란이 부동산 시장 파동 등 민생문제와 맞물려 민심 이반이란 악순환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수석급 참모들의 교체 카드가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공교롭게도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다시 넘어서는 등 문재인 정부 앞에 놓인 난제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우려를 잠재우고 국정동력을 살리기 위한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11∼14일 전국 성인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39%로 집계됐다.

취임 후 최저치이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즈음이던 지난해 10월 셋째주와 같은 수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4월 총선 직후인 5월 첫째 주 71%까지 기록했으나, 불과 4개월만에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40%선까지 무너졌다.

이는 곧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돌아올 것"

여권의 총선 압승으로 확인된 민심의 지지를 발판 삼아 임기 후반 코로나19 극복, 경제활력 제고, 권력기관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었으나, 민심 이반 흐름이 계속될 경우 이런 행보에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의 계속된 악재 속에 지지율 급락세는 사실상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다.

정부가 수시로 내놓는 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데다, 이 과정에서 그린벨트 해제 문제 등을 둘러싼 여권 내 혼선이 노출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발언을 겨냥해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여권 인사들을 둘러싼 비위의혹 역시 민심 이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윤미향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기부금 유용 의혹에 휩싸이며 국민적 지탄을 받았지만 민주당은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며 끝까지 감싸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고, 결국 지난해 조국 사태에서 불거진 "진영논리에 빠졌다"는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윤미향 사태 속에서 불거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성난 민심을 부채질했다.

특히 '피해 호소인' 발언 등 박 전 시장에 대한 여권의 추모 분위기 조성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현 정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여성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안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피해 호소인' 발언 등 文 정부 콘크리트 지지층 여성들에게 상당한 실망감

여권의 '입법독주' 논란이 불거지는 등 협치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거대여당을 만들어준 민심이 이제는 권력 견제로 돌변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 모든 게 국회 법사위원장에서 시작됐다"며 "180석이나 차지한 여권이 굳이 소수 야당의 몫까지 가지려 하는 태도에 국민들은 오만함과 견제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전문가는 "여당 지도부가 무슨 책임이 있겠느냐. 결국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 마음이 급해진 청와대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며 "법사위를 내주자 상임위원장 전석을 포기토록 한 (미래통합당) 김종인 위원장의 결단이 견제심리를 불러일으키면서 신의 한수가 된 것"이라고 촌평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도 "최근 여권에 대해 '오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與 "최근 '오만하다' 지적 나온다는 점 무겁게 받아들여야"

최근 민심의 불만 기류 속에 청와대가 꺼내든 집단사표 카드도 약발을 내지 못했다.

앞서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서실 소속 수석 5명 전원은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 책임을 지겠다"며 일괄 사표를 냈다.

그러나 국정난맥상 돌파를 위한 이런 '충격요법' 조차 효과가 아닌 잡음만 남길 정도로 상황관리에 미숙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노 실장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언급을 하지 않다가 전날에서야 "수석급 이상의 인사는 일단락됐다"는 말로 노 실장의 유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사표 제출을 제안한 노 실장은 그대로 자리에 남고 수석들만 교체된 모양새가 됐고, 야당에서는 '사표 쇼'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데도 청와대는 노 실장의 사표 반려 배경 등에 대해 이렇다 할 설명조차 내놓지 않았다.

◆靑 참모진 사퇴, 쇄신·반등 계기? 역효과를 냈다는 불만 쏟아내는 민주당

여기에 김조원 전 민정수석의 경우 부동산 처분 과정에서 혼선이 벌어진 데 이어 단체 채팅방 탈퇴 과정 등도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왔다. 사표가 수리된 이후에는 정치권에서 난데없이 가정사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서는 참모들의 사퇴가 쇄신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는커녕 역효과를 냈다는 원성이 분출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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