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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그땐 그랬지]'복날=삼계탕' 공식 세워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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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 중국에서 유래된 잡절… 더위 잡는 게 목적

과거 개, 닭으로 육류 섭취… 개 식용 줄면서 삼계탕 인기

복날 닭 판매량 감소세… 기타 보양식 판매량 증가

홈쇼핑 업계, 스테이크 등 대체 보양식 밀키트 선봬

이데일리

KFC의 말복 기념 할인 프로모션(사진=KFC)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오늘(8월 15일)은 광복절 75주년이다. 동시에 말복이기도 하다. 공휴일인 광복절이 토요일과 겹쳐 정부에서는 오는 17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했다. 약 3일 간의 휴일이 생긴 셈이다.

황금 연휴에 말복까지 더해지자 유통업계는 복날 보양식의 선두주자인 ‘닭’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모션에 나섰다. 이마트와 농협하나로마트는 토종닭협회와 손잡고 토종닭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KFC는 말복을 맞아 오는 17일까지 치킨으로 구성된 ‘복날버켓’ 2종을 30% 저렴하게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갖는다.

다만 복날을 맞아 ‘닭’으로 몸보신을 하던 문화는 옛 이야기라는 것이 유통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복날 다수가 밀집하는 식당을 꺼리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삼계탕을 넘어 다양한 보양식을 밀키트로 즐기는 추세가 점차 대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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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를 기록한 사마천(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복날엔 왜 보양식을 먹나요?

삼복은 양력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들어가는 3가지 절기를 가리킨다.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 날의 간지 앞부분에 십간 중 경(庚)자가 들어가는 날)을 초복(初伏), 네 번째 경일을 중복(中伏),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末伏)이라 한다. 단, 입춘, 입추 등 24절기에는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잡절’로 불린다.

삼복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진(秦) 덕공(德公) 2년(기원전 676년)에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어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고 한다.

삼복은 절기로선 큰 의미가 없지만 위정자들로서는 1년 중 가장 무더운 시기라는 졈을 강조해 농민들의 몸보신을 종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농번기에 농작물을 관리해야 하는 농민들이 더위에 지쳐선 안되기 때문이다. 이 문화는 현재까지 이어져 삼복에는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보양식을 먹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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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샵에서 출시한 더덕 삼계탕(사진=GS샵)




삼계탕, 왜 복날 대세가 됐나

복날 가장 많이 팔리는 음식은 단연 삼계탕이다. 유통업계에서 앞다퉈 토종닭 프로모션을 하는 까닭도 복날을 맞아 삼계탕 또는 닭백숙 수요가 급증하기 떄문이다. 삼계탕은 부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등 만들기가 번거로워 이미 주요 식품업체에서는 반조리 식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치킨 집도 복날에는 ‘닭고기’란 점을 내세워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삼계탕이 복날의 주요 보양식으로 떠오른 까닭은 주 재료인 닭고기가 과거로부터 비교적 구하기 쉽고 값싼 식재료로 여겨졌던 탓이다. 당장 조선시대만해도 서민들이 섭취할 수 있는 가축은 개나 닭 정도였다. 농사에 사용해야 했던 소는 나라에서 도축을 엄금했고 돼지도 잔칫날에 사용하는 귀한 식재료였다.

닭과 개도 그 수가 충분하지 않아 결국 여러 사람이 나눠먹으려면 탕을 끓여 나눠먹는 수밖에 없었다. 삼계탕과 보신탕이 복날 대표 보양식으로 자리잡은 이유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 개를 대신할 수 있는 육류가 늘어난 데다 개 식용을 비판하는 시각이 늘어나면서 보신탕도 점차 자취를 감췄다. 결국 삼계탕이 압도적인 보양식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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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 프리미엄 양갈비 스테이크 방송 이미지(사진=CJ오쇼핑)




홈쇼핑 업계, 홈쿡족 위한 보양식 마련 분주

복날의 패자로 군림하던 닭도 서서히 자리를 내어주는 모양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통적인 복날 음식인 토종닭, 일반닭 등은 매출이 7% 가량 감소했다. 반면 장어 (72%), 활전복 (41.7%). 낙지(5.1%)의 매출은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계는 기존 보양식과 차별화한 제품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CJ오쇼핑은 ‘고메 프리미엄 양갈비 스테이크’를 준비했다. 고급 부위로 꼽히는 숄더랙을 사용한데다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가 가능하다. 지난달 17일 판매한 이 상품은 방송 한시간 동안 약 1,500세트 판매되며 목표 대비 2배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구이·탕·튀김 등으로 활용 가능한 ‘김하진 집밥한끼 제주 자연산 황돔 36미’도 인기를 끌었다.

공영쇼핑은 장어에 파김치를 접목한 간편식 ‘파김치 장어 전골’이란 이색 보양식을 출시했다. 떡갈비 명인과 손잡고 개발한 담긴 간편식 ‘명인 가리구이’ 등을 지난달 23일부터 판매 중이다. GS샵은 닭을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마늘보쌈·초계국수 세트, 치즈닭갈비·메밀소바 세트 등 밀키트 상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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