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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文 지지율 급락, 靑 내부 위기감 팽배…'부동산 정국' 돌파할 카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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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반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민심 달랠 해법 딱히 없는 상황 / 청와대 "경제 문제 등 총력 기울이면서 뚜벅뚜벅 국정 현안 챙기겠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1회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 비상등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범 대응이 각광받으면서 71%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부동산 논란'에 석 달 새 32%p 곤두박칠치고 있어, 이에 따른 위기감이 청와대와 여권 안팎에서 퍼지고 있다.

청와대는 14일 급락한 지지율에 "심기일전해서 당면한 수해복구, 코로나 방역, 주거 정의 실현 등을 포함한 경제 문제 등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뚜벅뚜벅 국정 현안을 챙기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다.

이날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는 10개월 만에 40%대가 무너졌다. 취임 후 지지율 최저치를 찍었던 10월 셋째 주(긍정39%·부정53%)와 동률인 수치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결과 응답자 가운데 39%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주 대비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7%포인트 급등해 53%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줄었던 5월 1주차 긍정률은 71%를 찍으며 강한 국정 동력의 기반이 됐지만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직고용) 사태', '윤미향 사태',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 '박원순·오거돈 성추행 의혹' 등 전방위적인 악재가 쏟아져 나오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부동산 이슈' 지지율 하락 가속화…결정적인 역할했다는 게 중론

잇단 하락세에는 보통 조정 국면이 오기 마련이지만, 그 와중에 터진 '부동산 이슈'는 지지율 하락 페달을 밟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6·17, 7·10, 8·4 부동산 대책과 법안 패키지라고 할 수 있는 '임대차 3법·부동산 3법'을 정부 여당이 모두 꺼내들면서 부동산 종합 대책을 선보였으나 여전히 시장에서는 집값과 임대료 상승 우려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여당 의원들의 말 실수, 청와대 다주택 고위 참모진 논란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정책 집행자의 다주택 소유에 대한 반감은 증폭되기 시작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의 집단 사표, 다주택 참모 부동산 매각 여부 등을 포함한 부동산 이슈는 두 달여 가까이 진통이 지속됐고, 이는 고스란히 지지율로 이어졌다.

올해 최고치를 찍었던 5월 1주차(71%) 때와 비교해보면 이날 집계된 지지율은 석 달 사이 32%포인트 하락한 39%였다. 또 이날 갤럽 조사에서 전·월세 거주·생애 최초 주택 실수요자 비중이 큰 30대(60%→43%)와 전국에서 집값과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인 서울(48%→35%)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지율 급락에 청와대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팽배하다.

문제는 현 '부동산 정국'을 돌파할 만한 변곡점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데 있다. 특히 정책 반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민심을 어떻게 달래느냐에 대해서는 딱히 해법이 없다는 데 대해 문제 의식을 느낀다.

◆부동산 정책 시장 심리에 잘 스며들게 하는 게 관건이지만…

결국 부동산 정책이 시장 심리에 잘 스며들게 하는 것이 관건인데, 청와대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집값 안정'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발신하며 공세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또 '주거 정의 실현'을 내걸며 무주택자 내지는 1주택자를 고위 공직자로 새로 등용하고 있다는 점도 거듭 홍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단행한 9개 부처 차관급 인사 대상자 전원이 1주택자라며 청와대가 따로 브리핑을 통해 해당 사실을 알린 것 역시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주거 정의가 실현되도록 고위공직자가 솔선수범 해야한다는 국민의 보편적 인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또 "유능한 분들이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에 호응해서 1주택자가 되는 게 인사의 '뉴 노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다주택자 제로의 상황이 곧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9월 정기국회 개막 전 국면 전환 차원에서 대대적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실제 이달 안에 국방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포함해 중폭 규모의 개각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위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여론조사 결과 당혹스런 민주당, 일시적인 현상이란 시각도…'독선' 이미지 탈피해야

한편 14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과의 싸움'보다, 민주주의 원칙에 기반한 '대화와 협치'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락세가 8월 말까지 지속될 경우에는 당청관계 '리셋'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부동산 민심 악화 등으로 인해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에 당황하면서도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여론이 총선 이후 불거진 각종 문제에 대해 '경고'를 하는 것이지, 완전히 등을 돌린 게 아니란 것이다.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부동산 관련 법안들이 시장에 효과를 가져오면 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모두 안정을 찾을 것이란 논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시장과의 싸움'에 당의 운명을 맡기려 한다며, 부동산과 함께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독선'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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