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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광복회장 "현충원 가장 명당에 일제 빌붙은 자 묻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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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원웅 광복회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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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은 15일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어느 국가나 화폐 속 인물은 국가 정통성의 상징이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 프랑스의 드골, 인도의 간디. 이들은 그 나라의 화폐 속에 있는 독립운동가들”이라며 “전 세계 화폐 속에 독립운동가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고 했다.

또 “최근 광복회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가 친일·친나치 활동을 했다는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받았다. 그 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나치와 함께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며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으로서 전 세계 주요국가 정치인을 만났다”며 “일본 정치인을 만나 ‘독일처럼 진심으로 과거 청산을 하라’,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일화를 말했다. “그러자 일본 정치인은 ‘서울 국립현충원에는 야스쿠니에 합사된 전범의 졸개들이 묻혀있다. 당신들은 왜 그곳에 참배하느냐. 우리더러 과거청산하라고? 당신들이나 제대로 하라’고 했다”며 설명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이라고 하는 곳에 일제에 빌붙어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있다”며 “해방 후 군 장성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사람이다. 그는 ‘조선 청년의 꿈은 천황 폐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야스쿠니 신사에 묻혀 신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회장은 “친일 미청산은 한국사회의 기저질환이며, 반성 없는 민족 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화합이 아니다”라며 “친일청산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1965년 창립된 광복회는 국가보훈처 산하 공법단체로 독립운동 선열들의 정신을 보존·계승하는 사업과 민족정기 선양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다. 김 회장은 14, 16, 17대에 걸쳐 3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19년 6월 제21대 광복회장에 취임했다. 이날 기념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에 앞서 낭독됐다.

■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김원웅 광복회장 기념사

해방 이후, 우리 국민은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뚫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제주4·3항쟁, 4·19혁명, 부마항쟁, 광주5·18항쟁, 6월항쟁, 촛불혁명은 친일반민족 권력에 맞선, 국민의 저항이었습니다. 이들 항쟁은 일제강점에 맞섰던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일제 패망 후, 미군정을 거쳐 한국정부가 수립되었습니다. 참, 가슴 아픈 일이 전개되었습니다.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떤 국가든 화폐속의 인물은 국가정통성의 상징입니다. 미국의 조지워싱턴, 프랑스의 드골, 인도의 간디, 베트남의 호찌민. 이들은 그 나라의 화폐 속에 있는 독립운동가들입니다. 전 세계에서 화폐속의 인물에, 독립운동가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 한 나라뿐입니다.

최근 광복회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정부로부터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습니다.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입니다.

저는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에서 외교정책,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외교통상위원장으로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정치인을 만났습니다. 일본의 정치인을 만나 ‘독일처럼 진심으로 과거청산을 하라’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일본 정치인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국립현충원에는,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전범, 그 전범의 졸개들이 묻혀 있더라. 당신들은 왜 그곳을 참배하느냐?’ ‘우리더러 과거 청산하라고? 당신들이나 제대로 하라.’

서울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이라는 곳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 있습니다. 해방 후, 군 장성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자입니다. ‘조선청년의 꿈은 천황폐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야스쿠니신사에 묻혀 신이 되는 것이다’. 그가 한 말입니다. 이런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IMF는 2023년이 되면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일본을 추월할 것이란 초조감이 지난해 경제보복으로 나타났습니다.

촛불 혁명으로 깨어난 국민들의 자신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 그리고 정부의 당당한 대처로 우리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거뜬히 이겨내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하는 골드만삭스는 남북이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1민족 2체제로, 서로 협력하면, 수년 내에 프랑스와 독일을 따라 잡고, 이어서 일본도 따라잡아 세계 최선진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찬란한, 우리 민족의 미래에, 발목을 잡는 것은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하여 존재하는 세력’입니다.

친일 미청산은, 한국사회의 기저질환입니다. 친일을 비호하면서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을 보수라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는 보수와 진보가 아니고, 민족과 반민족입니다. 남북 간의 분단극복 노력을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나라는 일본입니다. 또한 친일반민족세력의 행태가 일본 극우의 입장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합니다.

친일반민족세력이 민족 자주적 역량의 결집을 방해하며 우리 젊은이들 앞에 펼쳐진 광활한 미래로의 길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반성 없는 민족 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 화합이 아닙니다. 정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친일 청산은 여당 야당의 정파적 문제도 아니고, 보수·진보의 이념의 문제도 아닙니다.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광복회는 지난 3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 1109명 전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국립묘지에서 친일반민족인사의 묘를 이장할 것인지, 만약 이장을 안 할 경우, 묘지에 친일행적비를 세우는 ‘국립묘지법 개정’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지역구 당선자 총 253명중, 3분의 2가 넘는 190명이 찬성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과반수, 미래통합당도 과반수가 찬성했습니다. 금년 가을 정기국회에서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리라고 믿습니다.

지난 75년간, 강고하게 형성된 친일반민족세력이 민족공동체의 숨통을 옥죄어 왔습니다. 이 거대한 절망을 무너뜨리느냐, 못하느냐. 우리는 지금, 운명적 대전환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 우리 역사의 주류가 친일이 아니라, 독립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온 겨레 한 사람 한 사람의 뜨거운 심장을 모아 크게 외칩니다.

‘대한민국을 광복하라’.

감사합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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