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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법' 진짜 목적…"삼성, 5조원 세금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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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김세관 기자, 이학렬 기자] [편집자주] 삼성생명의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 시장은 여당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일명 삼성생명법)을 상승의 한 이유로 꼽았다. 이 법안의 핵심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다.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수십조원 어치를 팔아야 한다. 이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흔들 수 있다.

[MT리포트]삼성생명법이 뭐길래 (下)


'삼성생명법'의 숨은 뜻…"삼성에 세금 5조 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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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법'은 사실 삼성에 조 단위 세금을 내라는 법입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23조원어치(약 4억주)를 강제로 매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일명 '삼성생명법 개정안'(보험업법 개정안)을 두고 재계에선 이렇게 말한다.

양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연결고리로 결국 그룹 내 다른 계열사가 이를 다시 사줘야 하는 지분이다. 이때 계열사간 주식 매매지만 그 과정에서 매각차익에 막대한 세금이 부과된다. 세법상 법인세 규모만 5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뤄진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지분(17.48%)을 지렛대 삼아 삼성전자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다. 당연히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5.01%)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8.51%)이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를 연결하는 핵심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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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시장에 매각할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뿌리채 흔들린다. 삼성생명법 개정안에 따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 수밖에 없다면 다른 계열사가 이를 인수해야만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어떻게든 꼭 확보해야 하는 지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는 이렇게 그룹의 사활이 걸려있다.

삼성생명법이 시행되면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신 인수하는 방안이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시나리오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인수하면 지배구조가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전자'로 단순해진다. 보유 지분도 달라지지 않아 이 부회장 경영권도 그대로 유지된다.

인수자금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삼성전자에 매각하면 확보할 수 있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43.44%)는 23조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인수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과 비슷한 규모다.

문제는 천문학적 세금이다. 법인이 보유주식을 팔면 매각차익의 22%에 달하는 법인세를 포함해 각종 세금을 물어야 한다. 삼성생명은 1980년 삼성전자 지분을 1주당 1072원에 사들였다. 5만원대 후반인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를 고려하면 주당 1만2000원가량의 법인세를 내야 한다. 삼성화재가 1979년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때 취득원가는 900원에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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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가 삼성물산에 삼성전자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법인세만 4조~5조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매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세금까지 합하면 법인세만 5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룹 전체로 보면 실제로 발생하는 시세차익은 없는데 시세차익 명목으로 조단위 세금만 부담하게 되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생명법'은 말 그대로 삼성그룹에 천문학적인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개정을 추진 중인 이 보험업법 개정으로 영향을 받는 곳은 국내 기업들 중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2곳뿐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때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문제 해법으로 삼성생명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중간금융지주사 설립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려면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주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 경우 박근혜 정부 시절의 '삼성 특혜법' 논란이 다시 재연될 공산이 크다.

삼성그룹 내부 상황에 정통한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처분 문제는 19대 국회 당시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4년 처음 발의하면서 6년 이상 논의를 거듭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며 "정부와 여당이 과반 의석을 내세워 밀어붙이기에는 삼성그룹은 물론, 국가 경제에 영향력이 엄청난 사안"이라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삼성생명법이라 삼성생명만?···"과연 그럴까"

분할 매각해도 매년 3조원 이상, 감당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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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DB.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각각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 계열 보험사가 타깃이다. 그러나 파장은 삼성 계열 보험사에만 미치지 않고 보험업권은 물론 주식시장과 국가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삼성생명법으로 통칭되는 법 개정안은 2014년 당시 야당 소속 김기식 의원이 처음 발의했는데 목적 자체가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삼성 금융계열사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에 있었다.

법이 시행되고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실행에 옮겨야 하는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둘 뿐이다. 삼성 계열 보험사를 제외한 여타 보험사들이 계열사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경우는 없다.

그렇지만 기존에 있던 제도 자체가 바뀌는 것이므로 직간접적인 파장은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매각 유예 기간을 7년으로 잡을 경우 매년 3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

이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더 나아가 보험업권 전체의 주가가 영향을 받는 건 오히려 마이너한 사안이다. 삼성생명이 최소 수조원의 우량 주식을 쏟아내게 되면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주식시장 전체에 부담이 된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성장성이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팔아야 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 삼성전자 대신 시가총액 3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는 얘기인데 증시에 악영향을 주는 건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든 삼성바이로직스든 간에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고 지분을 유지하려면 삼성의 다른 계열사들이 그 만큼의 지분을 사야 한다. 이는 그만큼 투자여력이 줄어들고 고용도 확대하지 못하는 부정적 결과를 야기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팔아서 삼성전자를 사라는 것도 주식시장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괴력을 생각할 때 비현실적인 스토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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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적법하게 계열사 주식을 보유했지만 어느 순간 위법행위가 돼 강제로 대량의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면 신뢰회복 원칙에도 위배되는 문제도 생긴다.

추후에도 보유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를 때마다 삼성생명은 ‘3%룰’을 넘어서는 주식을 비정기적으로 팔 수밖에 없다. 이 역시 주가의 변동성을 야기하는 요인이다. 시장의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다수의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이해관계자들이 예측하지 못한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

삼성생명법을 검토한 이용준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처럼 자산운용비율 산정기준을 시가로 정하려 하면 금융업권 간의 규제형평성, 합리적인 자산운용 규제 필요성, 보험회사의 신뢰와 재산권 보호, 사회적 파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고 삼성생명의 유동성이 단기적으로 개선되는 게 경쟁 보험사들에게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축적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상품 출시와 영업전략으로 다른 보험사들의 숨통을 조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업계 압도적 1위이고, 유동성이 좋아졌다고 해서 다른 보험사들을 힘들게 한 적은 없다”면서도 “다만 기존과 다른 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이라 삼성생명의 경영전략 역시 예전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삼성생명법 반대→찬성? 고민하는 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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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7월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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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자산을 한 회사에 ‘몰빵’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취득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위험성을 판단하는 게 맞다고 본다.”(은성수 금융위원장, 2020년 7월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은 위원장의 발언은 거대 여당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일명 삼성생명법)에 대해 지지하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금융위가 처음부터 삼성생명법에 찬성했던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금융위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보험회사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 방향 등을 고려할 때 소유 주식 등에 대한 시가평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밝혀왔다.

결정적으로 은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삼성생명법 논의 과정에서 찬성할 것이냐를 묻는 박 의원의 질문에 “전체 방향성에 대해선 (찬성한다)”이라고 답했다. 은 위원장은 정무위에서 “삼성생명에 문제를 지적했고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을 환기시켰다”고 설명했다.

앞서 은 위원장의 전임인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삼성생명에 자발적 해소를 당부했었다. 최 전 위원장은 2018년 4월20일 임원회의에서 “금융회사의 대기업 계열사 주식소유 문제의 경우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금융회사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삼성생명을 겨냥했다. 금융위가 임원회의 자료를 배포하는 건 이례적인데 사전에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삼생생명법에 대한 금융위 입장에 변화가 나타났다. 그해 11월 박 의원이 발의한 삼성생명법에 대해 “산정방식 변경이 소액주주 등 다수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 규제에 대한 신뢰이익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유보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 금융위의 입장은 달랐다. 같은 20대 국회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2016년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삼성생명법에 대해 금융위는 “보험은 장기계약의 성격을 가지므로 단순히 자산가치 변동에 따라 규제준수 여부가 좌우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는 이 전 의원이 2014년 19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삼성생명법을 발의했을 때에도 같은 의견을 냈다.

이학렬 기자

심재현 기자 urme@mt.co.kr, 김세관 기자 sone@, 이학렬 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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