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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코로나 집단감염 우려에도 광화문집회 수만명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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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제75회 광복절인 15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광화문 국민대회'에 참여해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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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시가 집회 금지 명령을 발동해 대부분의 집회가 통제됐지만 전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중구 을지로입구역 등 2곳에서는 집회 개최가 가능해지면서 해당 지역에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당초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기자회견'으로 형식을 변경하고 진행 장소도 보신각 앞으로 바꿔 행사를 진행했다.

15일 보수단체 일파만파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8·15 광화문 국민대회'를 열고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당초 경찰에 100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신고했지만 인근 지역에 예정된 다른 집회 참여 인원들이 모이면서 세종문화회관 일대까지 인파가 몰렸다.

집회 참석자들은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우비를 입고 '문재인을 파면한다' '나라가 니꺼냐?'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를 이어나갔다. 연단에 오른 한 시민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지 않고 국민들의 뒷통수를 쳤다"며 "최근 일어난 인천공항공사 사건은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지 않았다. 우리 젊은이와 청년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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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광복절인 15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광화문 국민대회'에 참여해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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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의 이번 집회는 이날 예정된 다른 집회 중 법원으로부터 '합법성'을 인정 받은 두 개 집회 중 하나다. 앞서 이들은 지난 13일 4·15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국투본) 등과 함께 서울행정법원에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은 전날 "방역수칙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해 제한적으로 집회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집회 자체의 개최를 원천적으로 금지했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필요 최소범위 내에서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위법하다고 볼 소지가 작지 않다"고 이를 일부 인용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와 자유연대 등이 신고한 집회는 사랑제일교회가 불참을 결정하면서 '1인 시위' 형식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당초 이날 12시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지만 이날 오전 계획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서울시와 경찰이 집회를 불허해 국민 개개인이 주최가 되는 형식으로 집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연대 등의 집회가 무산되면서 집회를 참석하기 위해 시내를 찾은 참가자들이 이동하면서 경찰과 참여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이 경복궁역에서 동화면세점 쪽으로 건너가는 대로변 횡단보도를 일시적으로 통제하면서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예상보다 많은 참가자가 몰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기본 방역지침도 준수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집회는 오후 10시 40분께 최종 해산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경찰관에 폭력을 행사하거나 해산 명령에 응하지 않은 혐의(공무집행방해·감염병예방법 등 위반)로 총 30명이 체포됐다. 오후 8시 30분께에는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사거리에서 한 남성이 차량을 이끌고 집회 현장을 지키고 있던 경찰들을 향해 돌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부상자 등 인명피해는 현장 경찰이 피하면서 발생하지 않았다. 이 남성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 검문소에서 붙잡혀 경찰에서 조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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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광복절인 15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광화문 국민대회'에 참여해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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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전날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방문자 4053명에게 안전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진단검사 이행명령을 발동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2일 교인 1명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날 오후 2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최소 134명이 나오는 등 종교시설 집단감염의 중심에 놓였다. 특히 교회가 위치한 서울 성북구는 물론 전국으로도 해당 교회발 확진자가 퍼져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 춘천시는 전날 지난 9일 해당 교회에 방문한 여성 A씨를 비롯해 해당 교회 확진자와 접촉한 부부 두 명 등 총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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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광복절인 15일 전국민주노총조합총연맹 소속 조합원 2000여명이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 모여 '8·15 노동자대회 성사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자주 평화 통일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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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종각역 인근에서 '8·15 노동자대회 성사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는 촛불의 명령을 거부하고 반동의 길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며 "한미워킹그룹 해체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으로 남북합의를 이행하라"고 정부를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당초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리자 '집회'에서 '기자회견'으로 형식을 변경하고 진행 장소도 보신각 앞으로 바꿔 행사를 진행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소속 조합원 2000여명이 현장에 나와 보신각 앞뿐 아니라 길 건너편 종로타워, 영풍문고 건물 등 종각역 6개 출구 일대를 메웠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빌미로 안국역 인근의 집회를 원천 봉쇄했다"며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을 때 혹시라도 (보수단체와)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충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장소와 형식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정된 대회를 집회 방식이 아닌 대표단 기자회견 방식으로 변경하고 조합원들은 개인 자격으로 동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의 이같은 선택이 서울시의 행정명령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집회가 아닌 기자회견은 별도의 경찰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나 경찰청에 별도 신고를 했느냐'는 질문에 해당 관계자는 "경찰에 의견 전달은 했지만 따로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세종로사거리와 광화문광장에 불법점거 등 장시간 불법집회를 진행한 집회 주최자들에 대해 집시법위반(금지집회 주최, 해산명령불응 등)과 일반교통방해, 감염병예방법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TF(테스크포스)팀장으로 29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 신속히 수사에 착수하겠다"며 "집회 주최자들에 즉시 출석요구를 하는 한편, 체증자료 분석을 통해 불법행위에 가담한 참가자들도 예외없이 엄정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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