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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끝내 강행한 집회에 일부 참가자들 충돌…경찰 "엄정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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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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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문재인 정권 부정부패·추미애 직권남용·민주당 지자체장 성추행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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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광복절 집회가 열렸다. 서울시가 집회금지명령을 내렸으나 일부 단체는 집회 강행 의사를 밝혔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몸싸움 등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보수·진보 단체는 예정대로 광복절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부터 조선일보 사옥에 이르는 왕복 10차선 세종대로를 메웠다. 보수단체 일파만파는 이날 오후 12시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 인원 100명을 신고했으나, 법원이 지난 14일 일파만파를 비롯한 2곳의 집회만 허가하면서 이곳으로 참가자들이 몰렸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와 자유연대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 집회를 예고했으나, 해당 지역에 집회가 금지되면서 경복궁역을 찾은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 쪽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오전 11시부터 경복궁역 쪽에 경력을 배치하고 펜스를 친 후 집회 참석자들에게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을 설명했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교인들에게) 오늘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문자를 공식적으로 보냈다”며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인 A씨는 이날 “경복궁역 6번 출구에서 모이기로 했는데, 오전 8시쯤 교회로부터 집회에 나가지 말라는 문자를 받았다”면서도 “그래도 나라가 걱정이 되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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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 보수단체 일파만파 등이 예고한 광복절 집회 참가자들이 빽빽하게 모여있다. /이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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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일대에 모인 보수성향 집회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고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었다. 이들은 ‘문재인을 파면하라’ ‘나라가 니꺼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50대 A씨는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 등이 문제라고 생각해서 나왔다”며 “코로나19는 카페 같은 실내가 더 위험하다. 집회는 야외에서 하고, KF94마스크도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참석자의 체온을 재고 명단을 적도록 하고, 손소독제를 배치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지만, 마스크를 벗고 있거나 습한 날씨 탓에 턱에 마스크를 걸친 채 대화를 나누는 참석자도 있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곳곳에서 충돌도 잇달았다. 오후 12시쯤 광화문역 쪽에 인파가 몰리면서 동화면세점 쪽으로 건너가는 횡단보도를 통제한 경찰과 참가자들 사이 고성이 오갔다. 일부 참가자들은 “길을 열어달라”며 경찰이 설치한 펜스를 넘어뜨리기도 했다. 오후 4시쯤에는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시민을 향해 집회 참가자들이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내뱉어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세월호 특별수사단의 엄중한 수사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던 시민은 충돌을 피해 철수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사직로에서 청와대로 행진을 나서면서, 일부 참가자들은 대치하고 있는 경찰 버스를 넘어뜨리려고 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한 참가자가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끄는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중구 을지로입구역에서 집회를 열었다. 국투본은 법원의 집회 금지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을 받아 40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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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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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집회를 신고했던 안국역에서 보신각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 성사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집회 참가자는 주최 측 추산 약 2000명이다. 주최 측은 “정부당국과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고 안국역 인근을 원천봉쇄했다”며 “집회의 목적은 노동자대회 뜻을 알리는 것이지 경찰과 충돌이 아니다”고 장소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날 집회금지명령을 어기고 집회를 강행하는 단체에 대해 주최자와 참여자를 고발하고,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광화문역과 경복궁역 등 도심에 90여개 중대, 7000여명 경력을 배치했다.

경찰은 오후 3시 기준 세종대로(광화문~시청교차로), 종로(종로1가~정동교차로), 사직로(독립문교차로~동십자교차로)의 교통을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왕복 8차로인 남대문로(한은교차로~을지로입구)는 왕복 4차로만 운행 중이다.

경찰은 대규모 불법집회를 강행하고 도심 도로를 점거한 집회 주최자들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오랜 시간 동안 시민의 불편을 초래한 집회 주최자들에 대해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신속히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주최자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한편, 참가자들에도 엄정 사법처리 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희진·이창준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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