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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사실상 1.5단계…"방역통제 잃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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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시설 영업 가능하고 100인 이상 모임 자제도 권고에 그쳐

전문가 "조치 대부분이 권고 수준…정부, 일관된 메시지 없어"

연합뉴스

서울 도심 광복절 집회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문재인 정권 부정부패·추미애 직권남용·민주당 지자체장 성추행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0.8.15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김예나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조짐에 서울과 경기지역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실효성을 두고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단계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1.5단계' 정도의 중강도 조치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적시에 적정 강도로 대응하지 못해 2학기 개학과 가을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방역 통제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5일 긴급회의를 열어 16일 오전 0시부터 서울·경기지역의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하지만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노래방, 방문판매업체, 대형학원, 뷔페식당 등 12종의 고위험시설은 앞으로 2주간 영업을 그대로 한다. 정부는 2주간 지켜본 뒤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운영중단 조치로 가겠다는 방침이다.

박물관·미술관 등 공공시설도 평상시의 50% 이하로 이용객을 제한하는 수준에서 운영을 계속한다. 실내에서 50인 이상, 실외에서 100인 이상이 집결하는 모임·행사도 취소·연기가 권고되지만 강행하더라도 불법은 아니다.

연합뉴스

'집단감염 발생' 사랑제일교회 폐쇄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4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입구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시설 폐쇄 조치를 내렸다. 2020.8.14 saba@yna.co.kr



이는 정부가 앞서 제시한 2단계 방역조치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2단계 방역조치 실행 방안대로라면 고위험시설과 공공시설은 운영이 중단되고,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 모임도 원칙적으로 금지 대상이다.

교회 등 종교시설의 경우 서울시와 경기도의 집합제한 명령에 따라 소모임·식사 제공은 금지되지만, 정규예배는 가능하다.

이날 발표에서 추가된 것이 있다면 학원·오락실·대형음식점·워터파크 등 바이러스 전파가 용이한 생활시설에 대해서도 QR코드 전자출입명부 도입, 종사자·방문자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유흥시설에 대해 손님 이동 제한 수칙을 추가로 부여하며, PC방도 오는 19일부터 고위험시설로 지정한다는 정도다.

중대본은 2단계 격상을 급박하게 결정하다 보니 사회 전반에 일종의 '유예기간'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수세적 대응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조치가 '권고'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재난 위기에서 정부가 콘트롤타워로서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데 현재 무게 중심은 방역이 아니라 경제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생활권인데 인천을 포함하지 않았고, 4주도 모자란 데 2주 단위로 계획을 짜 해당 기간 안에 충분히 통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역학조사관과 방역 인력, 의료인이 이미 '번아웃' 상태인데도 그런 심각성을 간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도 "코로나19를 잡지 못하면 경제를 살릴 수 없는데, 경제와 관련도 없는 교회 관련 조치가 늦어 정규예배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경각심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2단계 제한·권고 명령의 효과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9∼10월이 넘어가면 독감 유행과 대규모 시험 일정 등으로 감염 위험이 커지게 된다"면서 "'조심해야겠다'가 아니라 '무시하겠다'는 반응이 커지고 있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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