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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전문] 원희룡 "김원웅, 역사 조각내고 국민 편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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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즉석 연설 전문

경축사에 앞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김원웅 광복회장,

우리 국민의 대다수와 제주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광복회 제주지부장(김률근)에게 대독하게 만든 이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며, 제주도지사로서 내용에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밝힌다.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분들 진심으로 존경하고, 그분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저희의 평생 후손 대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태어나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거기에서 일본 식민지의 신민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의지만으로) 선택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

비록 모두가 독립 운동에 나서진 못했지만 식민지 백성으로 살았다는 것이 죄는 아니다. 앞잡이들은 단죄를 받아야겠죠.

하지만 인간은 한계가 있는 것이고 특히 역사 앞에서 나라를 잃은 주권 없는 백성은 한없이 연약하기만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공과 과를 함께 보는 것이다.

3년의 해방 정국을 거쳐서 김일성 공산군대가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고 왔을 때,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켰던 군인과 국민들이 있다.

그분들 중에는 일본 군대에 복무했던 분들도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그 공을 우리가 보면서 역사 앞에서 공과 과를 겸허하게 보는 것이다.

그 후 세계 최후진국에서 가난한 나라에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있었다.

또 민주화를 위한 많은 희생도 있었다. 오늘의 선진 대한민국을 만든 데는 많은 분들의 공이 있었고, 과도 있었다.

지금 75주년을 맞은 이 때에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 저편을 나눠서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 받아야 한다는 그러한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 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데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저희는 광복절 경축식에 모든 계획과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

(광복절 경축식은) 특정 정치 견해의 집회가 아니다.

바로 이 75년 과거의 역사의 아픔을 우리가 서로 보듬고 현재의 갈등을 통합하고 미래를 위해서 새로운 활력을 내야 될 광복절이 되기를 진심으로 열망한다.

감사하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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