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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광복회장 “애국가 작곡 안익태는 반역자” VS 원희룡 “식민지 백성으로 산 게 죄는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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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의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사에 야권 비판 쇄도 / 원희룡 “편향된 역사관, 제주도지사로서 결코 동의 못해” / 기념사 대독 후 원 지사의 반박 즉석연설… 제주 경축식은 고성·항의 / 김기현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 / 허은아 “나와선 안 될 메시지였다. 김원웅은 파직돼야 한다”

세계일보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와 김원웅 광복회장. 연합뉴스


제주특별자치도의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항의와 고성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즉석에서 반박하면서 행사는 파행됐다.

도는 15일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원 지사를 비롯해 도내 독립유공자, 유족, 광복회원 등 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식을 개최했다.

이날 경축식에서 김률근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은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친일·반민족 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현충원 명당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선 자가 묻혀 있다”,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 “우리 역사의 주류는 친일이 아닌 독립” 등 친일청산을 강조했다.

특히 “이승만이 친일파와 결탁했다”, “애국가 작곡한 안익태는 민족반역자” 등 다소 민감한 이슈도 언급했다.

그러자 원 지사는 미리 준비해 간 축사 대신 김 회장의 기념사에 반박하는 즉석 연설에 나섰다.

원 지사는 “결코 동의할 수 없는 편향된 역사만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며 광복회 제주지부장에게 대독하게 만든 이 처사가 매우 유감”이라며 “제주도지사로서 (내용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밝힌다”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분들 진심으로 존경하고, 그 분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저희 평생 후손 대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친일세력으로 비판 받는 분들 중에는) 태어나 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거기에서 식민지의 식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 할 수 없는 인생경로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비록 모두가 독립운동에 나서지 못했지만 식민지 백성으로 살아갔던 게 죄는 아니다”라며 “앞잡이들은 단죄를 받아야겠지만 인간은 한계가 있고, 특히 역사 앞에서 나라를 잃은 주권 없는 백성은 한 없이 연약하기만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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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는 “지금 75주년을 맞은 광복절에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저편 나눠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 받아야 되는 그런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그런 시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라면서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저희는 광복절 경축식의 모든 행정 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 특정 정치 견해의 집회가 아니다”라고 광복회 측에 경고했다.

이같은 원 지사의 연설에 일부 광복회원과 독립유공자, 유족들은 “왜 친일을 옹호하나?”, “이념적인 발언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이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유족이 불쾌감을 드러내며 행사장을 떠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한편,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통합당 의원들도 일제히 반발했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는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라며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 역시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라며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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