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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TF비즈토크] '이유가 뭐지?'…롯데 '2인자' 황각규 전격 퇴진에 '뒷말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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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을 보좌히며 그룹 경영을 이끌었던 2인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인사철이 아닌 8월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재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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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뜨거운 부동산 시장, '부동산 어벤저스' 풍자까지 등장

[더팩트|정리=문수연 기자] -지난 한 주도 경제계는 다사다난했습니다. 특히 롯데는 정신없는 한 주를 보냈는데요. 먼저 롯데는 인사철이 아닌 8월, 깜짝 인사를 단행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40년 롯데맨'이자 그룹 2인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재계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는데요. 그런가 하면 롯데GRS는 롯데리아 점주들이 회의를 위해 모임을 가진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11명이 발생해 정신없는 한 주를 보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연일 시끄럽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을 감시하겠다는 발언에 국민들이 반발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각종 풍자와 조롱이 쏟아져나왔습니다. 금융권도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KB금융지주가 본격적인 윤종규 회장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3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노조 측의 반발이 거센 상황입니다. 먼저, 재계의 뒷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 그룹 2인자 바꾼 '깜짝 8월 인사'에 롯데·재계 '당황'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인사철도 아닌 8월, 롯데에서 이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고 하는데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내용도 파격적이라 롯데 내부는 물론 재계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감지됐습니다.

-맞습니다. 롯데는 지난 13일 임원인사를 통해 황각규 부회장의 자리에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을 배치하고, 일부 계열사 대표를 교체했는데요. 해당 깜짝 인사는 당일 오전까지 롯데 내부에서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극비에 부쳐졌습니다. 이 때문에 오후 1시 30분쯤 '오후 4시 예정된 이사회를 거쳐 황각규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헛소문일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었는데요. 직원들은 굉장히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임원인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재계 역시 롯데 2인자의 갑작스런 퇴진이라는 예상치 못한 인사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들은 황각규 부회장의 전격 퇴진에 놀랍다는 반응 일색이었습니다. 단순하게 '8월은 휴가철이지 인사철이 아니다' 라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롯데 총수 신동빈 회장의 고뇌와 결단이 엿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롯데가 위기라는 거겠죠. 다만 오랜 기간 '회장님'을 보좌하며 그룹을 이끌었던 2인자의 퇴진 예우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며 씁쓸함을 감추지 않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또 하나 오너가 아닌 경우에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자조섞인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황각규 부회장 퇴진 배경을 놓고도 이야기가 많던데.

-그만큼 '40년 롯데맨'이자 그룹 2인자의 전광석화 같은 퇴진 소식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인데요. 황각규 부회장은 30년 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 조력자로 사실상 '오른팔' 역할을 담당했었죠.

-임원인사가 나온 이후에는 퇴진 배경이 명확해졌는데요. 롯데는 깜짝 인사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그룹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죠. 황각규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극심한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동시에, 또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황각규 부회장이 용퇴를 결심한 시점은 지난 6일 롯데쇼핑 실적이 발표된 직후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요. 롯데쇼핑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8.5% 쪼그라들었습니다.

-황각규 부회장의 용퇴는 실적 부진에 빠진 롯데 내부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도 볼 수 있겠네요.

-최측근까지 떠나보낸 이번 인사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강조해온 신동빈 회장의 변화 의지를 확실히 드러낸 사건으로 해석됩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기존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개편하며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는데요. 경영혁신실은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신동빈 회장의 '충격 요법'이 롯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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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을 감시하겠다고 나서자 다수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후 매물이 사라진 부동산 게시판./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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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포' 노영민‧'집택' 김조원…'부동산 어벤저스' 풍자 인기

-부동산 시장은 이번 주에도 뜨거웠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필요하면 부동산 시장 감독 기구 설치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데 이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합동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여파가 상당했습니다.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을 감시하겠다는 취지였는데, 대다수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느냐"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감독' 기구라고 하니 겁나는데요. 해외에서도 감독 기구는 유례를 찾기 어렵지 않나요?

-어렵지만, 굳이 견줘보자면 베네수엘라의 공정가격감독원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베네수엘라 공정가격감독원은 모든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는 곳으로, 사회주의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정부가 직접 나서 임대료 등 부동산과 관련한 가격을 통제하겠다고 나서면서 '대네수엘라(대한민국+베네수엘라)'라는 조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제 공산주의 국가가 되겠다"며 실소를 터뜨린 국민들도 적잖고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내 풍자도 활발하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현직 고위 관료 및 여당 실세 의원들을 부동산 '1타 강사'로 묘사한 학원 광고 포스터 형식의 풍자가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참모진 등의 부동산 관련 '내로남불'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등장한 '더불어부동산 부동산 어벤저스'가 대표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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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윤종규 회장 후임 인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업계는 윤종규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KB금융노조는 이번 인선 절차에 대해 '요식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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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 회장 '3연임' 의지 노조에 발목 잡힐까?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KB금융지주가 본격적인 윤종규 회장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갔죠.

-네 그렇습니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에 만료가 되는데요. 이에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8일 회장 최종 후보자 숏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종규 회장의 '3연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면서요.

-네, 아직 후보군에 오른 이들의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다만 업계에서는 윤종규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습니다.

윤종규 회장은 그동안 KB금융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사모펀드 문제들도 피해 가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인 데다, 올해 2분기 실적은 신한금융을 제치며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기도 했습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KB금융의 포트폴리오 다각화까지 이뤄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조 측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는데, 이와 관련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KB금융노조는 이번 인선 절차에 대해 '요식행위'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윤종규 회장의 3연임을 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노조는 △회장 추천 일정 및 절차의 공개 △인선자문단 운영 △인선자문단에 이해관계자 참여 보장 △후보자군의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 사전 확인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부분은 시간적인 제약으로 논외 하더라고 후보자군(롱리스트)에 대한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 확인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확인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회추위의 검토와 평가, 투표가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것이죠.

-그렇군요. 노조 측에서 윤종규 회장의 3연임에 대한 KB금융 직원들의 의견을 묻는 찬반 투표까지 진행했다는데요.

-네, 투표 결과는 오는 20일 나오는데요. 아직 정확한 투표 결과는 베일에 싸여있지만, 3연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2008년 KB금융이 출범한 이래 회장이 3연임을 한 경우는 아직 없었죠. 과연 윤종규 회장이 새로운 역사를 쓸지 노조의 반대가 변수가 될지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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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8개점에 방역을 실시하고 순차적으로 운영을 재개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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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리아,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매출 타격 우려..."우리 지점은 아닌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좀 잦아드는가 싶더니 유통업계에 다시 비상이 걸렸는데요. 가장 상황이 심각한 곳은 롯데리아죠?

-네. 지난 6일 열린 롯데리아 점장 모임에서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요. 롯데리아 점포 점장과 직원, 지점 사무소 관계자 등 총 22명이 군자역 인근에서 회의를 한 후 치킨집에서 회식을 한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확진자가 근무하는 지점은 어디인가요?

-△종각역점 △면목중앙점 △군자역점 △서울역사점 △숙대입구점 △건대역점 △건대스타시티점 △소공2호점으로 방역 조치를 하고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한 상황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영업 재개를 승인했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해할 것 같은데요.

-네. 맞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매장이다 보니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던 만큼 이번 모임도 매출 부진 극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오히려 이번 일로 롯데리아 전 매장에 대한 타격도 우려됩니다.

-네. 점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특정 지점보다는 브랜드 명을 기억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가맹점 전체에 영향이 갈 것이라는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는 롯데리아 점주들의 걱정이 특히 크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롯데GRS는 음성으로 판명된 직원 11명에 대해서도 근무 가능 여부와 무관하게 2주일간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휴무 조치를 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텐데 반응은 어떤가요?

-롯데리아를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CJ CGV 용산아이파크몰 등도 코로나19로 휴점하면서 긴장감이 커진 상황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면서 경계가 전보다는 약해졌는데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부적으로 모임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방역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하네요.

-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달 들어 20~40명대를 오르내리다 점점 증가해 14일 103명, 15일(0시 기준) 166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틀 연속 100명대를 기록한 건 3월 말 이후 처음인데요.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하며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방역에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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