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은 최신 자료, '국민은행'은 1주 전 자료
KBS 생방송 심야 토론 나와 불리한 자료는 말 안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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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KBS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의 전세값 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통계 수치를 취사 선택해 왜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진 의원은 지난달 17일 MBC 100분 토론에서는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그렇게 해도 (집값은) 안떨어질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진 의원은 15일 KBS '생방송 심야토론'에 민주당 측 토론자로 나와 미래통합당 송석준 의원과 공방을 벌였다.
진 의원은 토론에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의 전셋값이 잡히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8월 4일 정부가 '수도권 13만 가구 이상 공급' 등 대책을 내놓고 '부동산 증세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정부·여당의 대책이 실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진 의원은 “한국감정원이 주간 단위로 조사한 서울 지역 전세가격 변동률을 보면 8월 3일 0.17%에서 (정부 대책 발표 이후인) 8월 10일 0.14%로 상승률이 떨어졌다”면서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치를 봐도 전세 상승률이 7월 27일 0.29%로 상승세를 보였다가 8월 3일 0.21%로 조금 떨어졌다. 이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 의원은 한국감정원의 최신 자료를 기반으로 8월 3일과 10일의 수치를 비교하면서도, KB국민은행 자료는 7월 27일과 8월 3일 수치만 언급하고 가장 최근에 발표된 8월 10일의 수치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두 기관의 자료는 동일하게 주간 단위로 집계되며, 진 의원의 방송 출연 전날인 지난 14일 두 기관 홈페이지에 각각 최신 자료가 게재됐다.
한국감정원의 통계에 따르면, 진 의원의 언급대로 서울 전셋값 상승률이 7월 27일에 0.14%에서 8월 3일 0.17%로 상승했다가 8월 4일 정부 대책 발표 이후인 8월 10일에는 0.14%로 다시 둔화된 게 맞는다.
하지만 KB국민은행 통계로 보면,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0.29%(7월 27일), 0.21%(8월 3일)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정부 대책 발표 이후인 8월 10일에는 상승률이 0.41%로 오히려 폭등한다. KB국민은행 통계로는 정부 대책이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온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진 의원이 '정부 대책으로 서울 전셋값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는 과정에서 정부 여당 입장에서 유리한 통계만 언급한 셈이다.
진 의원은 토론 과정에서 "전세가 씨가 말라서 들어갈 세입자들이 들어갈 집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른다는 보도는 과장된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낸 통합당 송석준 의원은 "너무 현실을 모르시는 말씀이다. 정부 대책 이후로 전세가 씨가 말랐다"고 반박했다. 송 의원은 "8월 4일 정부 대책 시행 이후에 최근까지 전세 물량이 19%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진 의원님은 그것은 인정 안하시는 것이냐"고 했다. 송 의원은 "(세입자 입장에서) 기존 전세가 반전세로 바뀐다는 것"이라며 "기존 전세금을 그대로 유지하고 거기다 추가로 월세를 올린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송석준 미래통합당 의원/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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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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