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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19 확산에 뉴질랜드도 총선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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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된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남쪽 경계 지역에 설치된 한 검문소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군경이 오클랜드를 빠져나가려는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오클랜드 AP=연합뉴스


100여일 만에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뉴질랜드가 다음달 치르기로 했던 총선을 4주 미뤘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19일로 예정됐던 총선을 10월17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아던 총리는 “이번 결정으로 모든 정당이 향후 9주 동안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을 무사히 치를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며 “총선을 추가로 연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11일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102일 만에 다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나온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는 코로나19 경보 4단계 중 3단계(봉쇄령)가 적용됐고, 나머지 지역에는 2단계 경보가 발령됐다. 오클랜드에서는 이날 9명의 신규 확진자가 확인되면서 이번 집단감염으로 인한 확진자가 58명으로 늘었다.

국민당 등 야권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선거운동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여당에 유리해졌다고 주장하면서 선거 연기론을 펴왔다. 아던 총리는 선관위가 경보 2단계에서도 안전하게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참여와 공정성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위험은 2만5000명의 선거 노동자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잘 보호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도 뉴질랜드 국민 60%는 선거를 예정대로 치러서는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선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뉴질랜드가 처음이 아니다. 프랑스는 지난 3월 지방선거 결선투표를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질 때까지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부정 선거 의혹으로 사임한 볼리비아는 애초 지난 5월 후임 대통령을 선출하려 했지만, 코로나19를 이유로 선거를 9월로 미뤘다가 10월18일로 또 한차례 연기했다. 홍콩 정부는 다음달 6일 예정됐던 입법회(의회) 의원 선거를 1년 연기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명목상 이유로 들었지만 국내 정치상황과 맞물려 정략적 유불리를 따진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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