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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브레이크가 없다…올 들어 31% 뛴 세종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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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와 격차 벌리며 상승률 전국서 1위

84㎡도 호가 10억원대 돌파

올해 입주물량은 지난해 반토막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 “더 내리진 않을까…”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정모(31) 씨는 매매를 고민하던 시점을 떠올리면 아직도 아찔하다. 그는 지난 2월 고심 끝에 세종시 소담동의 한 아파트 전용 84㎡를 7억5000만원에 사들였는데, 이 단지의 현재 호가는 10억원 안팎까지 올랐다. 정씨는 “조금만 더 지켜봤다면 아예 쳐다볼 수도 없는 아파트가 됐을 것”이라며 “이 가격이 가능할까 싶은 가격대에서도 거래되는데, 국회 예정부지가 보이는 아파트여서 수요가 더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주인 사이에서는 일단 매물을 거둬들이자는 분위기도 있다고 정씨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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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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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파트값이 매섭게 치솟고 있다.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몰린 가운데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 방침이 결정타가 되면서 10억원을 내다보는 중형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향후 줄어드는 입주물량을 고려하면 수급이 더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31.5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2, 3위와도 한참 격차를 벌린 상태다. 여기에 해당하는 수원시 팔달·권선구의 상승률은 각각 19.46%, 17.62%다.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 중순까지 강한 오름세를 보이다, 상승폭이 줄어든 상태였다. 그러다 6·17 부동산 대책 이후 매주 1% 안팎씩 뛰었고, 지난달 말부터는 3주 연속 2%씩 뛰었다.

민간 통계도 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세종 아파트값의 주간 상승률은 3.06%를 나타냈다. 이는 2017년 연간(3.05%) 상승률과 맞먹는 수준이다.

세종시 주요 지역 아파트에선 신고가가 터져 나오고 있다. 새롬동 ‘새뜸마을 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는 125㎡(이하 전용)는 지난달 25일 14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3월 이뤄진 거래보다 2억원 높은 가격이다. 다정동 ‘가온마을 6단지 중흥S클래스센텀시티’ 108㎡도 지난달 말 처음 14억원 선을 뚫었다.

84㎡도 10억원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새롬동 ‘새뜸마을 12단지 금성백조예미지’는 지난 11일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전 거래보다 2억원 뛴 가격이다. 시장 호가는 10억~11억5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보람동 ‘호려울마을 3단지 신동아파밀리에’도 지난달 말 신고가인 9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세종시 인근에서 넘어온 실수요·투자수요가 혼재된 상황에서 최근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아파트값 상승폭이 더 가팔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행정수도 이전 발언 전후로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도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달 셋째주 0.97%에서, 발언이 나온 이후 2.95%로 껑충 뛰었다. 한국감정원은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 청사 인근단지를 비롯해 세종시 전 지역에서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주택 수급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당이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계속되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입주물량은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1만1411가구에서 올해 5600가구로 반 토막 났다. 내년에도 7668가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세종시와 수도권에 대해 지난 7일부터 진행 중인 경찰청 ‘100일 특별단속’과 국세청 ‘부동산거래 탈루 대응 태스크포스’의 점검 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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