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다주택자와 법인 등의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6ㆍ17 대책이 나온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6ㆍ17에 이어 7ㆍ10, 8ㆍ4 등 잇단 부동산 정책 발표에도 오히려 '더 늦기 전에 매수해야 한다'라는 패닉바잉(공포에 의한 매수) 현상과 '서울 외곽보다는 서울'이라는 똘똘한 한 채 투자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6ㆍ17 대책 이후 최근 2개월(6월15일~8월10일)간 0.50% 올랐다. 올 들어 6ㆍ17 대책 전까지 아파트값(-0.06%)이 떨어졌다가 대책 이후 2개월 동안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사상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2013년 5억원 초반에 머물던 평균 매매가격이 7년 만에 2배로 치솟았다.
강북구(0.63%)가 가장 많이 올랐고, 도봉구ㆍ마포구(0.61%), 노원구(0.60%), 구로구(0.57%)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서구ㆍ동대문구(0.56%), 관악구ㆍ송파구(0.55%), 양천구(0.52%), 영등포구(0.51%) 등도 평균 이상 올랐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된 서울 외곽지역이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다시 서울로 고개를 돌린 것도 작용했다.
실제 경기도는 6ㆍ17 대책 발표 직전까지 아파트값 상승률이 5.53%를 기록했는데, 대책 이후 2개월 동안 1.82% 상승하며 상승 폭이 누그러졌다.
수도권이 주춤하는 사이 서울 강남권뿐 아니라 강북권 아파트 역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12㎡(전용면적)는 지난달 21일 43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3.3㎡당 1억원 선에 근접한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강남구 청담ㆍ삼성동, 송파구 잠실동에서도 신고가가 잇따랐다. 청담동에서는 청담현대3차 60㎡(15억9000만원), 청담4차이편한세상 85㎡(18억3000만원) 등 4건의 신고가가 나왔다.
삼성동은 쌍용플래티넘 157㎡가 전고가 대비 1억2000만원 오른 21억원에 거래되는 등 2건의 신고가가 나왔다. 잠실동에서도 잠실레이크팰리스 85㎡(20억5000만원) 등 3곳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비강남권도 마찬가지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101㎡는 이달 6일 22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84㎡는 지난 8일 11억9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11억원 선을 돌파했다. 도봉구 방학동 대상타운 현대 60㎡는 11일 6억5000만원의 신고가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계속되는 부동산 규제와 임대차3법으로 전셋값이 오히려 급등하면서 '더 늦기 전에 매수해야 한다'라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에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정부의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다시 똘똘한 한 채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이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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