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6배 GH유형'-'높은 고령환자 비율'-'n차 전파' 등 5개 이유 제시
권준욱 부본부장 "방역 중대기로…진단검사 늦어지면 '대유행' 맞을 것"
코로나19 브리핑하는 권준욱 부본부장 |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방역당국이 지난 2∼3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집단감염 때 보다 더 큰 위기라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8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서울·경기 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사랑제일교회에서의 코로나19 환자 발생 규모가 매우 크다"면서 "지금은 지난 2∼3월의 신천지 집단발생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신속한 대응, '철저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자칫 방역에 대한 협조가 늦어져서 감염위험에 노출된 분들, 의심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가 늦어진다면 미국이나 유럽 각국의 비참한 '대유행'을 맞을 수 있다"면서 "지금은 그런 위기로 빠져들 수 있는 문턱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수도권 상황이 신천지 관련 유행 때보다 위험하다고 보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 설명했다.
그는 우선 이번 유행이 인구 2천500만 명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발생했고 동시에 확진자 중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자가 많은 점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앞서 신천지 유행 때는 감염병에 취약한 60대 이상이 13.5% 정도였지만, 지금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만 보더라도 60대 이상이 약 38%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 확진자가 많으면 중증환자 수가 증가하고 자칫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권 부본부장은 두 번째로 최근 수도권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높은 'GH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GH형은 4월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한 바이러스인데 국내에서는 5월 초 이태원 클럽발(發) 유행부터 이 유형의 바이러스가 대부분 발견되고 있다. GH형은 신천지 관련 유행에서 발견됐던 V형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평균 6배 이상 높다고 알려졌다.
국내 유행 코로나19 바이러스 그룹 (PG) |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민의 위기심과 경각심이 누그러진 것을 세 번째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신천지 때와 달리 전 국민이 방역수칙을 아는 상황에서도 전파 위험을 높이는 행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네 번째로는 수도권 내 집단 감염이 음식점, 대형시장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또 다른 시설로 이어지면서 확산하는 상황을 들었다. 방역당국이 확진자의 접촉자를 한정할 수 없으면 역학조사를 통해 'n차 감염'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마지막으로 권 부본부장은 수도권 내 감염이 광복절 대규모 집회 같은 모임과 수도권을 방문했던 타지역 주민들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방대본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9∼15일 '재생산지수'가 1.78 내외, 전국적으로는 1.65 정도로 계산됐다. 재생산지수란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2이면 1명이 2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권 부본부장은 이런 현재 상황을 코로나19 방역의 '중대기로'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단계에서 (확산을) 통제하고 억제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는 상황을 피할 수가 없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개인의 활동과 생업의 지장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적으로도 사회·경제적인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 부본부장은 구체적으로 "광화문 집회 참석자와 접촉자들에 대한 신속한 검사와 격리, 적절한 치료가 긴급하고 비수도권에서도 지역 위험도에 맞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종교시설에 대해서는 "다른 시설이나 장소에서 수련회와 워크숍 등 숙박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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