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풍속 초속 43m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26일 제주공항의 463편 전 노선을 비롯해 전국의 항공기 운항이 큰 차질을 빚었다. 한 시민이 모든 노선의 결항을 알리는 김포공항 내 안내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충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수천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낸 장마에 이어 초강력 태풍 '바비(BAVI)'가 26일 제주도와 서·남해안을 할퀴고 지나갔다. 하늘길과 바닷길이 대부분 멈췄고 밤새 불어닥친 강풍과 폭우로 양식장, 과수 농가 등에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최근 집중호우로 섬진강이 범람했던 지리산 권역에 또다시 비바람이 몰아쳐 복구가 늦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중심기압 950hpa, 최대 풍속 시속 155㎞(초속 43m) 위력을 가진 태풍 바비는 시속 20~30㎞ 속도로 제주 서쪽, 목포·태안 인근을 거친 뒤 27일 오전 4~5시 서울에 최근접할 예정이다. 오전 5~6시 황해도에 상륙한 이후 북한 내륙을 지나 중국 하얼빈 부근 육상에서 소멸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6일 밤 서울 전역과 인천·경기 등 중부지방으로 태풍주의보가 확대되고, 전라도·충남 일부 지역에 내려진 주의보가 경보로 격상됐다.
국내 공항도 태풍 바비가 몰고 온 강풍의 영향으로 사실상 문을 닫았다.
바비의 최초 영향권에 든 제주국제공항은 26일 운항 예정이던 463편이 모두 결항했다. 활주로 이착륙 방향에 윈드시어(Wind shear·돌풍)가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플라이강원 등 9개 항공사는 항공여객 안전을 위해 전편 결항을 결정했다. 제주공항 하늘길이 닫히고 바비가 북상하면서 연결 노선인 김포국제공항 등 내륙 공항에서도 결항이 잇따랐다. 김포공항(출발 기준) 73편을 비롯해 김해공항 60편, 광주공항 23편, 청주공항 21편, 대구공항 20편, 여수공항 11편, 울산공항 11편, 양양공항 6편, 포항공항 3편이 결항했다.
국내 주요 바닷길도 묶였다. 전남도 연안 여객선 53개 항로 88척 중 대부분의 운항이 중단됐다. 도내 어선 2만7296척 가운데 소형 선박 5811척을 육지로 옮기고 나머지는 항구에 고박 조치했다. 제주도와 우수영, 목포, 완도, 부산, 마라도 등을 잇는 9개 항로 여객선 15척 운항도 이날 종일 통제됐다. 전국적으로 99개 항로 157척의 여객선이 운항을 멈췄다. 코레일은 바비가 서해안으로 접근함에 따라 이날 오후 6시부터 목포역~광주송정역 간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전남 신안·암태 천사대교는 26일 오후 7시부터 통행이 제한됐다.
태풍의 관문이었던 제주에는 최대 풍속 초속 36.4m의 강풍이 불어 정전, 파손 등 100여 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11시 55분 제주시 안덕면 사계리 166가구 등 26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제주시 도남동 르노삼성자동차 제주연북로지점 건물 앞에 세워진 대형 입간판이 쓰러지면서 맞은편 3차로를 달리던 차량 2대가 충돌하기도 했다.
전국 최대 배 산지인 전남 나주 지역에도 강풍이 불어 수확기에 접어든 과수 낙과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남 완도, 진도 등에 산재해 있는 가두리 양식장에는 집채만 한 파도가 덮쳐 시설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가 예상된다. 충남 태안 인삼밭도 강풍으로 인해 차광막이 일부 벗겨져 나가면서 제품 품질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제주도와 전남 학교에서는 등교 취소 등 학사 일정 변경이 이어졌다. 전남 섬 지역 초·중·고교 81개교(완도 32개교·진도 12개교 등)가 태풍 북상으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제주도에서도 안덕중과 표선고가 이날 개학 대신 휴업을 결정했고, 47개 학교는 등교수업 대신 원격수업에 들어갔다. 학교별 방과 후 교실도 전면 취소됐다.
[박진주 기자 / 지홍구 기자 / 김금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