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대한민국에 떨어진 물폭탄

서울만한 태풍의 눈…바비, 서해 휩쓸고 출근길 수도권 덮친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26일 오후 중심기압 945㍱, 최대순간풍속 시속 162㎞의 '매우 강한' 태풍인 제 8호 태풍 바비의 위성사진. 태풍의 눈이 서울 크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커졌다. 태풍 중심부의 회전이 강해질수록 강한 원심력으로 인해 태풍의 눈이 커진다. 자료 기상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 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 서부를 강타한다.

바비는 26일 오후 3시 기준 중심기압 945㍱, 중심최대풍속 시속 162㎞(초속 45m), 강풍반경 320㎞의 '매우 강한' 태풍이다. 현재 제주 서쪽 200㎞ 해상에서 시속 22㎞로 북진하고 있다. 태풍 주변 바람의 회전이 강해지면서 태풍의 눈이 서울의 넓이와 맞먹을 정도로 커졌다.

중앙일보

태풍‘바비’예상 진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바비는 27일 새벽까지 서해상으로 북진해 27일 오전 5~6시쯤 북한 황해도 인근으로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오후 9시까지 중심기압 945㍱로 강도 '매우 강'을 유지하다가 점차 약해져 27일 새벽에는 중심기압 950~965㍱의 '강' 태풍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7일 오전 수도권 영향을 줄 때까지도 강도 '강'을 유지해, 수도권에서 최고 시속 144~216㎞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있다.

중앙일보

태풍 바비는 우리나라 서부 전체에 매우 강한 바람 피해를, 남서부 위주로 비 피해를 몰고 올것으로 예상된다.자료 기상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상청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서울과 수도권은 태풍 중심에서 꽤 가까워 초속 15~25m의 강풍을 동반하고, 순간적으로 초속 40~60m의 강풍이 불 것"이라며 "약 100㎜에 가까운 비도 예상되는 만큼 출근시간 시설물과 인명 피해에 단단히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전라‧충청‧수도권 내일 새벽 피크



중앙일보

태풍 접근으로 태풍주의보가 내려진 26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역 앞 횡단보도에서 강한 비바람에 시민들이 우산을 두 손으로 붙든 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 태풍의 영향권에 든 제주도와 경상도는 26일 밤, 전라도는 27일 새벽에 태풍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충청도는 26일 저녁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해 27일 새벽 가장 강하게 바람이 분 뒤 27일 아침에 그친다. 서울과 경기도는 26일 저녁에 태풍의 영향권에 들기 시작해 27일 오전 4~5시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오전 중으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27일 새벽 북한으로 상륙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강원 서북부는 27일 새벽부터 짧게 영향을 받다가 아침 시간에 벗어난다.



제주‧전남 시속 156㎞ 강풍, 400㎜ 비



중앙일보

26일 오전부터 태풍경보가 내려진 제주도 곳곳에서는 시설물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시 이도동 한 아파트에서 강풍에 아파트 외벽이 떨어져 승합차 한 대가 파손됐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태풍 바비가 접근하면서 오전부터 태풍경보가 내려진 제주도와 태풍주의보가 내려진 전남 지역은 시속 100㎞가 넘는 강풍에 피해가 속출했다. 전남 신안 가거도에는 시속 156㎞, 진도 서거차도에는 시속 131㎞의 강풍이 불었고, 제주공항도 시속 118㎞, 서귀포도 시속 108㎞의 바람이 불며 시내 시설물이 파괴되고 항공기‧배 운행이 중단됐다.

중앙일보

26일 오후 6시 태풍 바비는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내리고 있다. 바람이 특히 강한 태풍이지만 만만치 않게 많은 양의 비도 몰고 온다. 자료 기상청



태풍은 비도 몰고 왔다. 제주 산간 사제비에는 25일부터 지금까지 408.5㎜의 비가 내렸고, 이 중 359.5㎜는 태풍이 가까이 접근한 26일 하루동안 내린 비다. 전남 강진 70.5㎜, 여수 거문도 66㎜ 등 전남 해안가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시작됐고, 기상청은 “27일까지 매우 강한 바람과 많은 비로 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경상동부와 강원동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시속 35~70㎞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이라며 "특히 서쪽남부지역은 최대 216㎞, 그 밖의 서쪽지역도 최대 시속 108㎞의 강풍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태풍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20~80㎜, 남부와 제주도, 서해5도에는 50~150㎜의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동해안에도 5~30㎜의 비가 예상된다.



초기보다 살짝 서쪽으로 밀린 경로… 피해는 똑같다



중앙일보

지난해 태풍 링링의 예상 경로와 실제 이동경로 비교. 여러 모델로 예측했던 경로보다 실제 경로는 살짝 동쪽으로 치우친 채 움직였다. 기상청은 "바비도 모델 예측보다는 살짝 동편향할 것으로 보여, 여러 요소를 담아 예상경로를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자료 기상청




태풍 바비는 발생 초기 예상보다 20~30㎞ 서쪽으로 옮겨진 경로로 이동 중이다. 우진규 분석관은 "태풍의 이동 초기에 한반도 상공에 고기압이 위치하면서 태풍의 이동경로가 살짝 서쪽으로 밀렸지만, 다시 서쪽의 건조한 공기가 강해지면서 지금부터는 오히려 동쪽으로 경로가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우 분석관은 "그러나 이동경로가 소폭 차이나더라도 태풍의 강풍반경 320㎞로 워낙 커,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서쪽지방과 제주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변함 없기에 태풍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풍 바비는 서해상으로 북진한 2019년 링링, 2012년 볼라벤보다 더 강한 상태다. 링링은 일 최대 순간풍속 54.4m/s로 333억원 재산피해와 4명 인명피해, 볼라벤은 최대 51.8m/s로 6364억원 재산피해와 11명 인명피해를 냈다.

우 분석관은 "이번 태풍은 두 태풍보다 중심기압도 더 낮고 바람도 더 강해, 서해상으로 지난 태풍의 모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피해규모도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제주도와 남해상, 서해남부상에는 태풍경보, 서해 북부와 전라, 충청에는 태풍주의보가 내려졌다. 그밖의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자료 기상청




태풍이 다가오는 중에도 밤 사이 기온은 높은 편이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상공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27일 낮 최고 34도 더위가 예상되고, 습도로 인해 체감온도는 더 높을 수도 있다"며 "밤사이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전국 각지에 열대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