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강도는 바비가 ‘매우강’으로 가장 셌지만
최대 순간풍속 링링 5위·볼라벤 7위보다 낮아
“강한 수렴에 위험반원 작고 육지와 거리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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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호 태풍 ‘바비’는 비슷한 경로와 강도의 2012년 ‘볼라벤’과 2019년 ‘링링’보다 강도는 더 셌지만, 최대 순간풍속 순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풍의 강도가 강해 오히려 위험반원이 작아지고, 태풍 중심과 내륙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우려와 달리 피해가 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27일 “태풍 바비는 오전 5시45분께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로 상륙해 계속 북상한 뒤 중국 하얼빈 인근에서 소멸했다”고 밝혔다. 태풍 바비로 인해 가장 강한 바람이 분 곳은 전남 신안 흑산도로 나타났다. 흑산도에서는 26일 저녁 8시29분에 최대 순간풍속 47.4m가 기록됐다. 역대 순위 10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풍속은 볼라벤과 링링에는 뒤지는 기록이다. 볼라벤 때는 역시 흑산도에서 초속 54.4m가 측정돼 역대 5위를 기록했다. 링링 때는 전남 완도에서 초속 51.8m(역대 7위)가 관측됐다.
바비로 인한 서울 지역 바람 세기도 볼라벤과 링링 때보다 약했다. 볼라벤 때는 김포공항에서 최대 순간풍속 초속 34.0m, 링링 때는 구로에서 초속 30.0m까지 기록된 반면, 바비는 김포항공에서 초속 25.9m가 측정된 것이 가장 강한 바람이었다.
추선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 바비의 중심기압과 강도는 예상대로 손에 꼽힐 정도로 강력해 태풍의 중심에 가까운 서해안과 도서지역에서는 강력한 바람이 관측됐다”며 “하지만 태풍 중심으로 공기가 모여드는 수렴이 강해 강풍반경이 원형을 이루면서 상대적으로 오른쪽 강풍반경(위험반원)이 크지 않아 서쪽 내륙은 강한 바람의 영역에 들어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태풍 중심과 육지와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었던 것도 피해가 적은 원인이었다. 바비는 인천과 최근접거리가 156㎞였던 데 비해, 볼라벤은 93㎞, 링링은 114㎞였다.
한편 기상청은 “27일 오후 3시께 필리핀 동쪽 약 1140㎞ 해상에서 제18호 열대저압부가 발생해 하루이틀 사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은 발달 시기와 강도 등에 많은 변수와 변화가 있어 우리나라 영향 여부나 강도 등을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상청이 사용하는 기상예측프로그램인 영국모델(UM모델)과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같은 외국 모델 등이 모두 태풍의 발달과 우리나라로 향하는 진로를 유사하게 모사(예측)하고 있다. 태풍 바비 때는 모델마다 다른 진로를 예측하는 등 변동 폭이 컸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또 태풍의 경로상 해수온이 바비 때보다 더 높아진 상태여서 강도가 더 강해질 수 있는 조건이다. 중기예보 정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유럽중기예보센터 모델은 이날 현재 태풍이 다음달 2일께 우리나라에 상륙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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