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일만에 하루 30명 신규 확진
동구 사랑의교회서만 29명 추가 발생
市, 교회 폐쇄ㆍ방역수칙 어긴 목사 고발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30명으로 늘어난 30일 오후 동구 방역기동반이 집단으로 확진자가 나온 대구 사랑의 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신천지 교회발(發) 대규모 감염에 큰 희생을 치른 대구 지역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하루 30명의 환자가 쏟아지면서다. 대구에서 하루 확진자가 30명 이상 나온 것은 152일만이다. 방역당국 분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긴박하게 돌변했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7,043명으로 전날보다 30명이 늘었다. 이 가운데 29명은 광화문 집회 참가자를 포함한 동구 사랑의교회로 확인됐다. 교회와 관련 없는 확진자 한 명은 기존에 방사선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수성구 병원의 간병인으로 확인됐다.

사랑의교회는 신자인 중학생 한 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전수조사가 이뤄지면서 확진자가 쏟아졌다. 28일 중학생과 함께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학생의 부모와 부모의 지인, 집회에 가지 않은 고교생 누나 1명 등 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29일에는 신자 등 29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지금까지 34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파악한 사랑의교회 등록 신자는 총 103명이다. 지난 15일 이 교회 신자 43명과 신자의 지인 3명이 전세버스 2대를 나눠 타고 상경,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대구 동구 효목동 한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가운데 30일 대구시청에서 권영진 시장 등이 참석한 방역 대책 전략자문 긴급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구시는 교회 한 곳에서 34명의 환자가 나온데다 음성 판정을 받은 21명이 재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자 더욱 긴장하고 있다. 확진자 34명 중 22명은 광화문 집회 참석자로, 이들 중 21명은 지난 26일 이전에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왔지만 중학생 확진 후 이뤄진 재검사에는 양성이 나왔다.

확진된 신자에는 또 다른 중학생 1명도 포함됐다. 보건당국은 이 학교 학생 155명과 교직원 34명 등 189명을 상대로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광화문 집회발 감염이 소수교회를 중심으로 지역 감염으로 재확산될 우려가 나오자 29일 오후 11시 긴급 재난문자로 모든 교회에 집합을 금지했다.

시는 집단 확진이 발생한 사랑의교회를 29일 폐쇄조치했다. 또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신자의 대면예배를 2주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무시하고 두 차례 대면예배를 강행한 이 교회 목사를 고발하기로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다수 교회와 시민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는데도 소수교회에서 이를 어겨 대구 전체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며 "교회는 물론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업소에도 무관용 원칙으로 고강도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