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대한 모든 반도체 수출 금지에 이어 틱톡 매각 명령, 대만과의 관계 강화, 중국 공산당과 중국 국민 분리 등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사건들은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전략일 뿐일까?
국제정치학 고전인 케네스 왈츠의 '인간, 국가, 전쟁'은 국가 간 갈등과 전쟁의 원인을 세 가지 이미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중 첫 번째는 인간 속성으로 지도자의 카리스마나 개인적인 인간 본성에 중점을 두어왔다. 두 번째는 정치체제 측면이다. 민주주의·전체주의·사회주의·권위주의 국가 등 서로 다른 정치체제에 대한 갈등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국제정치의 무정부적 속성이다. 세계정부가 없기 때문에 패권 국가는 2등 국가의 부상에 위협을 느끼면서 갈등이 심화된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말한다. 미·중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중국의 급부상에 따른 패권 국가 미국의 불안감으로 지적한 것이다. 미·중 갈등을 설명하는 논의는 그동안 첫 번째 이미지인 트럼프 개인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거나, 국제정치의 무정부적 속성에 집중하는 논의가 대부분이었다.
2000년대 중국의 권위주의 정치체제는 서방세계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 광대한 시장과 저임금 노동력 등이 중요했기 때문이었지만, 사회주의와 권위주의 국가의 경쟁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 수준인 중국이 2030년께 미국 GDP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최근까지 중국의 기술 수준을 무시해왔던 미국은 5G 시장을 장악한 화웨이의 급성장과 틱톡의 급부상에 놀라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력 성장에 강한 위협을 느끼면서 스푸트니크호 사건과 같은 충격을 받은 것이다.
특히 최근 홍콩 사태를 통해 2049년 기술, 경제, 군사안보 면에서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하는 '중국몽'이 현재 공산당 중심의 사회주의 체제를 확장하는 것임을 미국이 알게 되면서 미·중 갈등은 가치에 대한 생각이 결합된 전방위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역사의 큰 획과 족적을 남기는 위대한 대통령이 되려고 할 것이다. 대중국 강경책을 통해 중국이 패권에 도전하지 못할 정도로 더욱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중국에 대한 압박은 인권, 대만 이슈 등 동맹과의 연대를 통한 고차원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미국 대선 이후 누가 되든 중국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면서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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