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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한국 정부 역할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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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밥 우드워드 '분노' 책 입수…북미회담 관련 내용 분석

"문재인 정부 역할에 두차례 무산될 뻔한 1차 북미대화 성사"

연합뉴스

트럼프, 김정은 친서 받은 사실 공개 (PG)
[장현경,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북미 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가 조만간 발간할 예정인 신간 '격노'를 정부가 입수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이 책에는 문재인 정부가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 회담의 물꼬를 트는 데 역할을 했다는 대목도 자세히 담겼다.

또한 북미 간 대화 위기 때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 간, 한미 간 조율에 나서 2차례나 무산될 뻔했던 북미회담이 성사됐다는 내용도 기재돼 있다.

'격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3월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를 설치하고 전직 요원인 앤드루 김을 센터장으로 임명해 대북접촉을 승인했지만, 김 센터장은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언제 관여를 원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2018년 1월 북한 측에 대화를 공식 제안했고, 이는 2년 만에 남북 간 처음으로 공식 대화를 갖는 계기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음을 감지하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게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토록 했다.

당시 방한 목적은 한국에서 북한 인사와 비밀 접촉을 갖는 것이었지만, 펜스 부통령이 방한 기간 북한 핵 개발 의도를 비난하면서 북한 인사들과의 예정된 접촉은 2시간 전에 전격 취소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북한으로 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도록 했다.

'격노'는 "정 실장은 방북 3일 뒤에는 미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추가 핵·미사일 실험 보류, 한미연합훈련 지속 무방,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희망 등 4가지를 명확히 약속했다고 설명했다"고 명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겠다"며 정 실장에게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해달라고 요청했고, 정 실장은 의견을 조율한 뒤 이를 공표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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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북미 정상회담은 그 이후에도 또 한 차례 무산될 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해 5월 북한 핵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합의하지 않을 경우 "리비아 모델을 재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리비아 모델은 '선 비핵화, 후 보상'을 뼈대로 한 비핵화 방식으로, 리비아의 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2011년 '아랍의 봄' 확산 속에 반정부군에 의해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애석하게도 최근 당신(김 위원장)의 분노와 적대감으로 오랫동안 계획한 미북 회담이 현재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사실상 회담 취소를 통보하는 편지였다.

'격노'는 "이러한 분쟁은 오래가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이 판문점에서 회동할 수 있도록 조율을 했고 며칠 뒤 북미 정상회담은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결국 회담이 다시 추진되면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매우 기대합니다"며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벤트"라는 소감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말도 안 된다.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많은 취재진"이라고 언급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규모의 취재진을 본 순간이라고 말했다고 이 책은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 책의 출간으로 문재인 정부의 선제적 역할로 두 번이나 무산될 뻔한 북미대화가 성사됐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 두 정상이 만나 서로의 요구사항과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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