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부회장,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부의장 선출
올2월 '기생충'이 4관왕을 차지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 무대에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이미경 CJ 부회장, 곽신애 바른손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기생충’ 미국 아카데미 4관왕의 숨은 공신 이미경(62) CJ 그룹 부회장이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이 됐다. 16일 CJ ENM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현지시간 15일 아침 열린 이사회에서 부의장에 선출됐다. 이사회 의장은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맡았다.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은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90여년간 수집해온 영화의 모든 것을 담은 대규모 박물관이다. 프랑스 퐁피두 센터 등을 설계한 유명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상설 전시관, 극장, 교육관 등을 설계해 내년 4월 LA에서 개관할 예정이다. 이사진은 박물관의 건축 과정과 비전, 재정 건정성 등을 감독한다. 이를 이 부회장이 넷플릭스 CEO와 더불어 이끌게 됐다.
CJ 관계자는 “이번 부의장 선출이 ‘기생충’ 성과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이미경 부회장이1995년 할리우드 영화사 드림웍스와 투자 협력한 이래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유력 인사들과 교류하며 활발히 활동해온 점을 짚었다. 이 부회장이 2017년 김기덕 감독, 정정훈 촬영감독과 함께 아카데미 신규 회원에 위촉된 배경이다. 아카데미 영화박물관도 이번 부회장 선출에 앞서 지난해 11월 배우 톰 행크스, 아카데미 CEO 돈 허드슨 등 할리우드 거물들과 나란히 이사진에 선임된 상태였다.
━
美매체 "BTS 신인시절 세계 무대도…"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역사에서 중요한 거물”. 미 영화매체 할리우드 리포터가 올 2월 아카데미 시상식 이틀 전 기사에서 이미경 부회장을 소개한 문구다. “미키 리(이 부회장의 영어 이름)는 한국 최초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설립하고 드림웍스에 투자했으며 봉준호를 포함해 영화제작자 진출을 도운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성장시켰다”며 이제는 월드스타가 된 방탄소년단(BTS)이 2014년 신인가수로서 세계 무대에 나섰던 CJ그룹 글로벌 한류 페스티벌 ‘KCON’ 등 이 부회장의 K팝에 대한 열정도 소개했다. “이제 그녀가 할리우드로 온다”고 예고하면서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해 자체적으로 선정한 '2020 영향력 있는 여성들'에 영화 '기생충'의 여배우들과 함께 선정된 이미경 CJ 부회장. 사진 버라이어티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생충’의 이례적인 수상 기록은 이런 행보에 날개를 달아줬다. 올3월 미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전세계 영화 및 쇼비즈니스 부문을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들 중 ‘기생충’ 출연진과 함께 이미경 부회장을 손꼽았다. ABC방송, 보그 등 해외 매체에선 “‘기생충’ 숨은 주역 이미경은 누구인가”를 앞다퉈 보도하기도 했다.
━
봉준호 칸 수상소감 "CJ 감사드린다"
지난 25년간 CJ가 문화산업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7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마더’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3편을 CJ와 함께한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무대에서 “대단한 모험, 많은 예술가를 지원해준 CJ 식구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기생충’이 “자막이란 1인치의 장벽”을 넘어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쓴 작품상 수상 무대에는 이 부회장이 직접 책임프로듀서(CP) 자격으로 올라 “저희의 꿈을 만들기 위해 항상 지원해준 분들 덕분에 불가능한 꿈을 이루게 됐다”면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동생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카데미 측과 한층 깊어진 인연이 향후 CJ의 해외 활동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CJ 관계자는 “단순히 CJ 영화뿐 아니라 한국 영화산업이 할리우드 주류에 진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지난 2월 7일 미국 LA에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이 세워지고 있는 현장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