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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셀프연임’ 논란, 윤종규 KB 회장 3연임 사실상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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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현 회장이 오늘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선정됐습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선우석호 위원장은 오늘 윤 회장이 단독 후보자로 선정됐고 11월 20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단독후보의 선정 이유로는 "검증된 경영능력, 조직관리 역량으로 코로나 사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추위 결과에 대해 선우석호 위원장은 "윤종규 회장은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 시켰다.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에서 성공적인 M&A를 통해 수익 다변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훌륭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또한 디지털 금융혁신 등을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했고 ESG에 대해서도 남다른 철학과 소신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이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KB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윤종규 회장이 조직을 3년간 더 이끌어야 한다는 데 회추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 보도자료-


앞서 윤 회장의 3연임 반대를 강하게 주장했던 시민단체는 '예상했던 결과였다'면서도 허탈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발표 직후 "결국 다른 후보는 들러리였고 회추위는 거수기 역할에 불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25일 최종후보 검증이 요식행위가 되지 않으려면 종손녀와 다른 채용 비리 건들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처럼 엄격한 심사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KB금융그룹은 지난달 28일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통해 후보자 4명을 확정했습니다. 윤종규 현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포함됐습니다. 오늘 회추위의 투표로 최종후보자 1인, 즉 윤종규 회장이 선정됐고, 자격 검증을 거쳐 25일 최종 후보자로 확정, 11월 주총에서 회장 선임 절차가 이어지게 됩니다. 윤종규 회장은 경영실적과 리더십에 대한 호평과 함께 평가 기간 내내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꼽혀왔습니다.

■잊히지 않은 '채용 비리'

하지만 선출 과정의 불공정과 윤 회장의 자격 논란 역시 끊이지 않았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시민단체들이 반대한 주요 이유 중 하나인 '채용 비리' 불씨가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2018년 은행들의 채용 비리 사건이 터졌습니다. 윤종규 회장은 은행장 시절의 종손녀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졌고, 검찰이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 수색을 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채용 비리 건수는 국민은행이 368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윤 회장은 기소를 피해갔지만, 당시 인사팀에서 실무를 맡았던 채용팀장과 부장 등은 징역과 집행유예 등 실형을 받고 2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국민은행에는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검찰이 내놓은 '은행권 채용 비리의 특징'에서 보자면 '인사부서 직원'이 가장 큰 책임을 지게 된 겁니다.

류제강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은 구속된 인사팀 직원이 "윗선의 지시를 받고 성적을 조작했다"고 진술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법원 판결문에는 "회장님 각별히 신경"이라고 쓰인 메모가 전달됐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메모의 내용이 회장의 지시라는 점을 입증할 수 없고 채용 청탁 등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내놓지는 못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고 합니다.

■"사외이사는 찬성 거수기 역할"…평가 공개 못 하는 이유는?

2017년 윤 회장은 연임했습니다. 이른바 '셀프 연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회장 후보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외이사들로 이뤄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뽑습니다. 그럼 사외이사도 누군가 추천을 해서 뽑겠지요. 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윤종규 회장이 포함돼있었습니다. 회장을 선임하는 사외이사를 회장이 되려고 하는 후보자가 뽑은 셈입니다. 사외이사들이 현 회장이 연임하는데 '거수기 역할'을 할 뿐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게다가 당시 3명이던 후보군 중 나머지 2명은 돌연 사퇴를 선언합니다.

이들은 애초에 회장을 할 마음도 없었다고 노조 측은 주장합니다. 당사자에게 회장을 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지도 않고 버젓이 후보군에 올리고 평가했다는 겁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도 충분히 눈치를 보고 있는 자회사 사장들과 현재 보직이 없는 타 은행 전 부회장이 어떻게 현 회장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겠냐"며 "외부 사람까지 후보군에 넣어서 구색을 갖춘 들러리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평가과정에서는 평가 결과를 두고 더 말이 많습니다. 최종후보자 1인 선발을 위한 심층 평가에서 윤 회장이 1등을 하지 못했다는 말이 내부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사외이사들의 후보자 평가에 따르면 상위 득점 그룹(1, 2위)에 윤종규 회장과 허인 KB 국민은행장이, 나머지 두 사람은 차상위 그룹에 들어갔습니다. "모든 후보자를 동일한 기준으로 제로베이스에서 심사하고 평가했다"는 사외이사들이 후보자의 득점과 순위 공개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후보자들이 속한 그룹도 "언론에는 비공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유는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3연임 반대한다." 목소리 높이는 청년·시민단체들

최종후보자로 선정되기 전 청년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윤종규 회장 3연임 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윤 회장이 '채용 비리' 사태의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며 '할아버지 찬스'를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 아직 피해자 구제를 위한 아무 조처도 없었다는 점 등에 분노와 좌절을 느낀다며 3연임 반대를 주장했습니다. 또 공공성을 지닌 금융회사 수장으로서 윤 회장의 3연임이 '장기 집권'을 관례화하는 부작용을 낳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집회를 지켜보던 KB금융 측은 "채용 문제는 혐의가 없는 거로 결론이 났고 운영의 일관성, 연속성을 위한 연임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민단체 측은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채용비리건은) 무죄가 아니고 증거가 불충분했던 겁니다. 그리고 경영 일관성을 따지면 5연임, 10연임 해야죠. 고인 물은 썩게 마련입니다.

선정 발표 후 시민단체, KB금융, KB노조 측은 다시 각각의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시민단체에선 "돈만 잘 버는 걸로 치면 고리대금업자가 아니냐"며 "채용비리를 중대한 결격 사유로 들지 않는 건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함께한 청년단체에서도 "분노해봐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최고위직에게 목소리라도 내보는 것이 어디냐"며 자조섞인 대답을 보냈습니다.
KB 측은 윤 회장이 "2, 3등만 하던 KB를 1위로 만들었다"며 공공기관도 아닌데 경영실적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 "채용비리 등에 관해서도 이미 무혐의로 결론이 다 났는데도 마치 음모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사외이사제도는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어 셀프연임 등의 논란이 이는 것 역시 외부의 잘못된 시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B노동조합은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등을 약속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며 사퇴 촉구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금융당국은 계속 '문제 제기'만

2017년 윤종규 회장의 셀프연임 논란이 일었을 때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CEO들이 스스로 CEO 선임권을 가진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한다는 논란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주요 금융지주사 경영권 승계절차, 회추위 구성 등을 검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그룹 감독혁신단이 출범해 주요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착수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논란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은성수 현 금융위원장 역시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되풀이했습니다. 은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9년이라는 얘기가 시중에 나돌고 있다."는 의원의 지적에 "임기는 3년인데 연임이 되어 그렇다"며 "셀프연임 부분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제출해 적절한 민간 인사가 되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금융권 수장들의 인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했습니다. 내년 3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4월엔 김광수 NH 농협 금융 회장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입니다. 또 지금 윤 회장과 함께 후보군에 들어있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을 포함해 권광석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초 사이에 임기가 끝납니다. 카카오뱅크와 씨티은행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로 금융기관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수장들의 연임 가능성을 두고 금융권은 설왕설래하고 있습니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의 3연임에 모두의 눈이 향하고 있는 이윱니다.

김도영 기자 (peace100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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