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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적폐청산' 우려한 스님에 文대통령 "방역조차 정치화…협치·통합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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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불교계 간담회 "정부·종교계 협의체 통해 방역과 종교활동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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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불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18. since19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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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적폐청산은 불교계의 '파사현정'의 정신을 잇는 만큼, 적폐청산 자체를 불교계에서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불교계 지도자와의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관음종 총무원장인 홍파스님이 적폐청산에 대한 우려를 전하자 이같이 언급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은 불교계 용어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도리를 깨고 바른 도리를 드러낸다는 뜻이다.

홍파스님은 "코로나 방역과 모든 부분에서 대통령님의 영향력이 크다"며 문재인 정부가 임기 초반 추진했던 적폐 청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강 대변인은 "홍파스님은 적폐 청산을 좋게 생각하는 국민도 많지만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적폐청산) 때문에 야기된 갈등, 분열이 염려돼 통합이 이뤄지길 바라는 말씀이 아닌가 한다"며 "그런 방향으로 협치, 통합된 정치를 위해 나아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협치나 통합은 정치가 해내야 할 몫인데 잘못하고 있다"며 "정치에서 갈등이 증폭되다 보니 심지어 방역조차 정치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역에는 그야말로 온 국민이 혼연일체 돼야 하는데 일각에서는 방역 협조를 거부한다거나, 왜곡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정치 갈등이 이어져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통합은 절실한 과제다"며 "통합을 위해 불교계도 역할을 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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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불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18. since19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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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코로나19(COVID-19) 국면에서 방역 협조에 앞장서고 있는 불교계에 고마움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계가 코로나 방역에서 아주 솔선수범하고 모범이 돼 주어서 감사드린다. 그런 이면에는 불교계의 어려움이 많다"며 "종교계 협의체를 비롯해 여러 대화를 통해 방역과 종교활동을 병행하는 문제 등을 함께 고민하자"고 말했다.

간담회에 자리한 박양우 문화체육간광부 장관은 "전통 사찰, 문화재보호관리 등 지원책을 종교계 협의체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종교계와의 코로나19 대응 협의체는 오는 24일 총리 주재 '목요 대화' 형식으로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원행스님은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는 취지로 문 대통령에게 조계종 종정인 진제 대선사가 친필로 '만고휘연(萬古徽然)'이라고 쓴 휘호를 전달했다. 만고휘연은 '무한 세월 동안 영원히 광명하다'는 뜻이다.

원행 스님은 "만고에 길이 빛나는 대통령이 되시라는 뜻"이라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그렇게 돼야한다"고 답했다.

간담회에는 원행스님,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 대한불교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 등 불교계 지도자 13명이 자리했다. 스님들은 문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기원하겠다는 뜻을 한목소리로 전했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회장 본각스님은 불교 인재 등용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텔레비전에서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며 "대통령의 성공은 보좌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대통령의 성공은 우리에게 달렸다는 책임감을 부탁한다"고 참모들을 향해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 청와대에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최재성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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