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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시민단체 “군함도 강제노동 없었다고? 11살이 얼마나 알까”…역사왜곡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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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8일 일본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카타 미쓰노부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사무국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일본의 산업유산을 전시한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전쟁 때 조선인의 강제 노역을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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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전쟁 때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본다. 그러면서 모든 문제가 생기가 시작했다.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이상한 전시도 이뤄졌다.”

일본 시민단체인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의 나카타 미쓰노부(中田光信) 사무국장은 18일 도쿄 지요다구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 등 문제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주장했다.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일본 정부가 재단법인 산업유산국민회의에 위탁해 올해 3월 도쿄 신주쿠구에 설치됐다. 일본은 2015년 7월 산업유산 23곳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1940년대 산업유산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서 강제 노역을 했다. 일본은 정보센터 설치 등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각 시설의 역사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를 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작 이 정보센터에는 한국인 등이 군함도(하시마) 탄광에 끌려와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 노동을 한 것에 대한 사과나 이들을 추모한다는 내용은 전시되지 않아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정보센터는 강제 노역을 부정했고,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보센터를 둘러봤던 야노 히데키(矢野秀喜) ‘일본 강제동원공동행동’ 사무국장은 “정보센터 3번 존(zone)이 문제였다”면서 “3번 존 벽면에 얼굴사진이 붙어 있었고, ‘강제노동은 없었다’ ‘모두가 사이좋게 살았다’ 등과 같은 증언 패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태평양전쟁 때 석탄 생산지였던) 군함도에서 살았던 마쓰모토 사카에(松本榮) 씨는 11살 때 군함도에 갔는데, 얼마나 탄광의 일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재일 한국인 2세인 스즈키 후미오(鈴木文雄) 씨가 “많은 사람들이 귀여워해줬다. 손가락질하며 ‘조선인이다’고 말하는 경우는 전혀 없었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야노 국장은 “스즈키 씨는 1933년생으로 군함도에 갔을 때는 유치원에 다닐 나이였다. 그때 기억으로 ‘조선인에 대한 이지메(집단따돌림), 차별이 없었다’고 증언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도노무라 마사루(外村大) 도쿄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강제노동과 관련해 “일본의 노동기준법 5조에 ‘폭행, 협박, 감금 그 외 신체 자유를 부당히 구속하는 수단으로 노동자의 의사에 반해 노동을 강제하는 것’이 강제노동으로 돼 있다”며 “전쟁 중에 조선인에 대해 강제노동은 상시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 때 노동 현장에서 일본인과 조선인이 사이 좋게 지냈고, (일본인) 사용자가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것도 사실이지만 분쟁이 생기면 석탄 생산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전쟁 수행과 식민지 통치에도 마이너스여서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중 일본 사회에서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는 것은 상식이었다”고 강조했다.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는 7월 말 일본 정부에 대해 ‘산업유산정보센터 개선에 관한 요청서’를 제출하며 “전쟁 때 강제노동을 부정하는 전시에 강하게 항의하고 개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구두로 “정보센터는 본래 실행해야 할 역할에 비춰볼 때 전혀 불성실한 것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시민단체들은 앞으로도 정보센터의 불합리한 전시를 일본 국내외에 지속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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