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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 피했지만, 택배노동자 공짜 노동 해결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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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택배 분류 인력 1만명 투입 봉합... 대책위 "법으로 택배분류종사자 구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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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기사들이 배송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전국 4천여명의 택배 기사들이 오는 21일 택배 분류작업 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으나 이날 오후 정부의 인력 충원 등 대책에 따라 분류작업 거부 방침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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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분류작업 거부'를 선언했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가 방침을 세운 지 하루만인 18일 오후 21일로 예정했던 분류작업 거부 계획을 "정부의 인력충원 대책 등을 이유로 변경한다"라고 발표했다.

앞서 대책위는 1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기 위한 택배노동자의 마지막 호소"라면서 "공짜노동 분류작업을 전면거부한다"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대책위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4358명의 택배노동자들이 참여한 총투표 결과를 제시했다. 투표 결과 투표참여자의 95.5%인 4160명 분류거부에 동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택배노동자들의 분류거부 선언 이후 정부는 같은 날 "추석 성수기 택배 분류 인력 등을 하루 평균 1만여 명 추가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 같은 결정이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택배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논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정부 발표 다음 날인 18일 대책위는 "정부의 대책이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다소 미흡하긴 하지만 정부의 의지와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분류작업 인력 투입에 따라 23일부터 출근 시간을 오전 9시로 조정한다"라고 발표했다.

다음 주부터 우려됐던 '추석 택배 대란'이라는 급한 불은 급히 끈 상태가 됐다.

"정부, 방침 실행되는지 확인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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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노동자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속 왼쪽 끝에 앉은 이가 윤중현 본부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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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현 택배연대노조 우체국본부장은 18일 <오마이뉴스>에 "정부에서 1만 명을 투입한다고 말했지만 모두가 분류인력은 아니"라면서 "인원이 충분하진 않은 만큼 정부는 택배사들의 조치가 실제 이뤄지는지 현장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의 말대로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는 "추석 성수기 동안 택배기사가 5200명, 허브터미널 분류인력 1604명, 서브터미널 분류인력 2067명, 동승인력 1350명이 충원될 것"이라고 명시됐다.

정부는 이번 추석 기간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이유에 대해 "택배 물량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면서 "추석 성수기에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물류센터 대상 근로 및 휴게시간 등 노동관계법 준수를 위해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연말까지 택배종사자 과로 실태조사 및 대책을 강구한다"라고 덧붙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5년간 택배 물류 통계 및 택배 노동자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19명의 택배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이 중 50%에 가까운 9명이 올해 상반기에 산업재해로 사망했고, 이 중 7명이 과로사로 숨졌다.

"핵심은 택배운전종사자와 택배분류종사자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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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추석 물량 폭증" ▲ 전국택배연대노조 부산지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이 14일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 마련 촉구 입장 발표와 차량시위를 펼치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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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격적인 대처로 당장의 추석 물류 대란은 피했지만, 택배연대는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 본부장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택배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1992년 이래 28년 동안 대기업이 요구하는 대로 택배노동자들은 분류작업을 공짜로 해왔다"라면서 "이제라도 제자리를 찾아 택배노동자들이 아프면 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윤 본부장은 "택배운전종사자와 택배분류종사자가 구분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21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안에는 집화와 배송 업무에 종사하는 택배운전종사자와 화물의 분류 업무에 종사하는 택배분류종사자가 구분됐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택배업체는 분류종사자를 새로이 뽑거나, 택배분류 작업을 공짜로 했던 택배운전종사자들에게 분류 작업에 대한 임금을 따로 지급해야 한다.

대부분의 민간 택배사는 전국 각지에 수거한 택배를 허브터미널에 보낸다. 이렇게 모인 택배가 1차 분류를 거쳐 지역 서브터미널로 옮겨져 택배기사에게 전달된다. 택배기사는 서브터미널에서 이를 다시 분류해 고객에게 배송한다. 택배연대가 '공짜노동'이라고 강조한 '분류작업'도 보통은 서브터미널에서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윤 본부장은 "택배노동자들은 분류작업을 위해 보통 오전 6시에 출근해 하루에 4~5시간씩 분류 작업을 한다"면서 "분류 작업 후 본격적인 배송 업무는 오후 1~2시에 시작한다. 이 작업은 밤늦게까지 이어진다. 대부분의 택배노동자들이 하루에 13~16시간까지 근무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택배연대가 지난 10일 택배노동자 8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택배노동자는 보통 주당 71.3시간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근로시간인 52시간을 19시간 이상 상회한 수치다. 택배노동자들은 전체 근무시간의 42.8%를 분류작업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종훈 기자(moviekjh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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