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美 국무차관 대만 방문에 뿔난 중국… 대만해협에 전투기 18대 띄웠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이 17일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 항공기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크라크 차관은 1979년 미국과 대만의 단교 이후 40여년 만에 대만을 방문한 최고위 국무부 관리다. 타이베이 AFP=연합뉴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의 대만 방문에 중국이 반발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중국군 전투기와 폭격기 18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으며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져 심상찮은 분위기다.

대만 국방부는 18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군 훙(轟·H)-6 폭격기 2대, 젠(殲·J)-16 전투기 8대, 젠-10 전투기 4대, 젠-11 전투기 4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만도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해 중국군의 활동을 모니터링했다”면서 중국 전투기의 이동 경로와 훙-6 폭격기 사진 등을 공개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중국 군용기들이 이날 아침 대만 서남부, 서부, 북부, 서북 공역에서 동시에 대만 섬 쪽으로 접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대만은 “우리 영공에 접근했다”는 이례적인 경고 표현을 써가며 중국군에 퇴거를 요구했고 대만 전투기들은 7~11시(현지시간) 사이 17차례나 긴급 출격한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방부 자료 등을 인용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1999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20년간 중국과 대만 사이에 위치한 대만해협 중간선을 단 한 번도 넘지 않았다. 그 이후 이번까지 총 4차례 침범했다고한다.

중국은 지난달 10일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만 방문 당시 전투기 2대를 보내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한 바 있다. 이번에는 동원된 전투기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런궈창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8일부터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대만해협 부근에서 실전화 훈련을 한다”며 “이는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런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뗄 수 없는 일부다.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며, 어떤 외부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만 총통부는 이날 중국에 자제를 촉구하며, 당국이 현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대만인들에게 놀라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날 전투기 출격은 미국 고위관리인 크라크 차관이 대만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고조 속에 17~19일 대만을 방문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최근 미국 고위관리들은 잇따라 대만을 방문해 중국과 맞서는 양상이다. 크라크 차관은 특히 반 중국 경제 블록 구상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 구상을 현실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관료이기도하다. 중국군은 크라크 차관의 대만 방문 전날인 16일에도 대만에 군함을 접근시키고, 중국군의 윈(運·Y)-8 대잠초계기 2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킨 바 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