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년 6개월까지의 수면은 뇌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그 이후 수면은 주로 뇌의 유지와 복구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지나 포 통합 생물학 생리학 교수팀은 18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다른 포유류에 관한 60여 건의 수면 연구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통계 분석했다.

그 결과 만 두 살 반까지 인간의 뇌의 시냅스(뇌 신경세포 연접부) 생성과 강화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며, 특히 렘수면 상태가 뇌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렘수면은 빠른 안구 운동과 함께 꿈을 많이 꾸는 상태의 수면을 말한다.

포 교수는 “렘수면 단계에서 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잠자는 아기를 깨우면 안 된다”고 말했다.

뇌가 어느 정도 커지면 렘수면도 점차 줄었다. 신생아는 수면 시간의 약 50%가 렘수면이지만 10세 땐 25%, 50세를 넘기면 대략 15%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끼, 쥐, 돼지 등도 인간의 두 살 반에 해당하는 발달기에 이르면 거의 같은 비율로 렘수면 양이 줄어들었다. 두 살 반을 넘기면서 수면의 주목적이 뇌의 유지와 복구로 바뀌는 것도 뇌의 급속한 발달이 종료된 데 따른 변화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잠을 자야 생존할 수 있다. 깨어 있는 동안 뇌 신경세포의 유전자와 단백질 등에 손상을 입는데 이런 손상 잔류물이 쌓이면 뇌 질환을 유발한다. 수면은 뇌 조직의 상처 난 부위를 복구하고 손상 잔류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포 교수는 “거의 모든 뇌 조직의 복구가 잠자는 동안 이뤄진다”면서 “수면은 먹는 것만큼 중요하다. 우리가 잠을 자도 뇌는 쉬지 않고 중요한 일을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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