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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특혜는 없다" 군복입은 벨기에 공주, 총 들고 흙바닥 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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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벨기에 엘리자베스 공주가 지난 10일 벨기에 있는 군 캠프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벨기에 왕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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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왕실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엘리자베스 공주가 왕립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 군사 훈련을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타임스·VRT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8세인 엘리자베스 공주는 올해 영국 웨일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브뤼셀에 있는 왕립육군사관학교에서 1년간 교육을 받기로 했다.

엘리자베스 공주의 입대는 40여년 전 이 학교에서 군사교육을 받은 아버지 필리프 국왕 등 벨기에 왕실의 전통을 그대로 따른 결정이다. 다만 공주로는 엘리자베스 공주가 처음이다. 엘리자베스 공주가 여왕이 될 경우 그는 즉위와 동시에 육군 총사령관 직위를 부여받게 된다.

엘리자베스 공주는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왕위 계승자로서 1년간 훈련에 참여하는 것이고 졸업장은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입학시험은 치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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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엘리자베스 공주가 지난 10일 벨기에 있는 군 캠프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벨기에 왕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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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리에주에 있는 캠프에서 진행되는 군사 훈련에서 엘리자베스 공주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규율·존중·헌신·용기 등 국방의 가치와 함께 사격·행군·위장 기술 등을 배운다.

공주는 160여 명의 동기 생도들과 함께 총을 들고 흙바닥을 기고, 달리고, 완전군장을 한 채 행군을 한다. 식사 배급이나 청소 등 사관학교 내 생활에서도 엄격한 규율에 따른다. ‘공주 대접’은 일절 없다.

신입생 감독관은 “공주와 함께하게 된 것은 우리에게는 영광이다. 하지만 우리는 공주를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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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엘리자베스 공주가 지난 10일 벨기에 있는 군 캠프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벨기에 왕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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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공주는 다른 모든 학생과 마찬가지로 이름 대신 성(姓)으로 불린다” 면서 “동료 학생들도 그를 그룹 내로 매우 잘 받아들였다. 나는 누군가가 그 소대에 공주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기초 교육을 담당하는 한 대령은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공주는 특별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주가 다른 이들과 똑같이 진흙탕을 기며 훈련을 받는다는 뜻이라고 VRT는 전했다.

공주 주변에는 늘 경호원 한명이 있기는 하지만, 눈에 안 띄게 지키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도 눈치채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학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공주가 각종 체력 훈련과 더불어 독도법과 사격술 등을 배운 뒤 1단계 훈련을 통과하면 오는 25일 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이 학교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서 ‘파란 모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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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엘리자베스 공주가 지난 10일 벨기에 있는 군 캠프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벨기에 왕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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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공주는 영국 웨일스의 UWC애틀란틱 칼리지(United World College of the Atlantic)를 다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브뤼셀로 돌아왔다. 왕립육군사관학교에는 지난달 31일 입소했다. 당시 벨기에 왕궁은 엘리자베스 공주가 조깅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SNS를 통해 공유하며 군사학교 입소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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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엘리자베스 공주가 지난 10일 벨기에 있는 군 캠프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벨기에 왕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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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필리프 국왕과 마틸드 왕비 사이에서 장녀로 태어난 엘리자베스 공주는 현재 벨기에 왕위 서열 1위다. 아들에게만 왕위를 물려주는 장자상속 우선 원칙을 폐지한 1991년부터 첫째 자녀의 경우 성별에 관련 없이 왕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엘리자베스 공주가 왕위에 오른다면 벨기에 최초의 여왕이자 여성 육군 총사령관 칭호를 받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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