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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곰인형 머리띠엔 '단결투쟁' 차량엔 '누렁이 영정'…요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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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서부지역노점상연합회 상인들이 17일 마포구청 앞에서 노점 단속을 규탄하는 '아바타 집회'를 열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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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제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스마트 집회'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우려를 차단하면서, 이목도 끌기 위한 고육책이다.



'단결 투쟁' 머리띠 맨 곰돌이



지난 17일 마포구청 앞에는 '단결 투쟁' 머리띠를 맨 곰 인형 50개가 등장했다. 서울 서부지역노점상연합회(서부노련)가 최근 대대적인 노점 리어카 단속을 벌인 마포구청을 규탄하는 집회였다. 서부노련은 플라스틱 간이의자를 뒤집어 50개의 곰 인형을 일일이 앉힌 뒤 '마포구청 규탄한다' '구청장이 해결하라' 등 피켓을 쥐여줬다. 곰 인형들은 줄 맞춰 정렬한 채 서부노련 소속 노점상을 대신해 자리를 채웠다.

서부노련 측에선 서울시의 '10인 이상 집회 금지' 조치를 지키기 위해 9명만 참석했다. 김연희 서부노련 사무차장은 "인원 제한 내에서 어떻게 집회를 진행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라며 "사람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크기가 큰 곰 인형을 준비하고, 기존 서부노련 회원이 실제로 입던 조끼를 가져다 입혔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차장은 "집회를 제한하고 있지만,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부노련은 다음에도 곰 인형을 활용한 집회나 전시를 기획해 이어나갈 예정이다.



광장 모인 신발 1000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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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에 경종을 울리자는 취지에서 12일 서울 중구 서울로7017 윤슬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기증한 신발이 놓여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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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역 서부 만리동 광장 계단 층층이 운동화·구두·슬리퍼 등 신발 1000켤레가 놓였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우리는 살고 싶다'라는 주제로 진행한 행사다. 역시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런 방식을 택했다. 애초에 이날 행사의 한 순서로 '기후위기를 넘는 행진'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인원이 현장에 함께할 수 없자 시민들이 기증한 신발을 나열하는 전시로 대체했다.

이지언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장은 "지난해에는 6000명 정도가 함께 행진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현장에 나올 수 없는 시민들 대신 신발에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퍼포먼스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 호응으로 신발 3000켤레가 모였고, 광장이 좁아 1000켤레 정도만 전시할 수 있었다"면서 "신발 퍼포먼스는 12일에 전주에서 먼저 진행했고, 24일 경남 지역에서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누렁이 영정사진' 붙인 차량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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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인 7월 16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동물권 단체가 개 식용 금지를 촉구하며 차량행진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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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인'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도 확산하는 추세다. 초복인 지난 7월 16일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동물권 단체는 '개 식용 금지 촉구 집회'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진행했다. 차량에 누렁이 영정사진 피켓과 '개 식용 금지' 깃발을 달고 마포 평화의공원 주차장에서 출발해 홍대입구역과 서강대교를 지나 여의도를 순회했다. 지난 5월 1일에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원들이 세계노동절 130주년을 맞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택배 노동자 진짜 사장 규탄대회 택배 차량 드라이브-인 집회'를 열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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