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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강남3구 아닌 곳도 59㎡대 아파트 15억선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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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가 경신 속출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15억9000만원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 15억원에 팔려

“소형 시세에 대한 심리적 저지선 무너져

급등 전셋값이 매매가 밀어 올리는 양상”

세계일보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정부의 잇따른 대책에도 서울 집값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으면서 강남 3구가 아닌 지역에서도 전용면적 59㎡대의 소형 아파트가 15억원을 돌파하는 사례가 나왔다. 각종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새 임대차법 영향으로 최근 급등한 전셋값이 매매가격까지 끌어올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59.8㎡)은 지난달 중순 15억9000만원에 팔리면서 같은 평형대가 7월 말에 경신한 신고가(15억5000만원)를 갈아치웠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거래가 끊겼지만 현재는 15억원대 매물은 전부 자취를 감췄고 호가가 16억∼16억500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59.9㎡)는 지난달 15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59.9㎡)도 최근 14억6000만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북의 전통적인 부촌으로 꼽혀온 용산구 이촌동과 교육 수요가 높은 양천구 목동에서도 완공 5년 이내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전용면적 59㎡대 아파트가 15억원 안팎에 거래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제외한 지역의 전용면적 59㎡대 아파트 매매가격이 15억원을 돌파한 것은 소형 아파트 시세에 대한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억원은 서울의 고가 아파트를 가르는 기준선으로 통한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제한하고 있다. 통상 전용면적 59㎡대 아파트는 발코니 등을 모두 포함한 최종 공급면적은 20평 초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소형 아파트 단지가 꾸준히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은 새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전세 매물 부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가 2년 더 눌러앉고,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심해지면서 전셋값이 급등했다. 이에 맞춰 매매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부동산학) 교수는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 등으로 주택 구매를 망설이는 상황에서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며 “당분간 거래 감소와 가격 상승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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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8만5272건으로 7월(14만1419건)보다 39.7% 감소했다. 특히 서울(1만4459건)은 한 달 새 절반 가까운 45.8%나 거래량이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등재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계약일 기준)는 620건에 불과하다. 이달 말 추석 연휴를 고려하면 9월 월간 매매량은 서울시가 2006년 월간 집계를 낸 이후 처음으로 1000건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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