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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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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프리킥 분쟁으로 재점화된 왕따설, 발렌시아 잔류 옳은 선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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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강인이 20일 셀타 비고와의 경기에서 공을 두고 경합하고 있다.비고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발렌시아의 이강인(19)이 프리킥 논란에 휘말렸다.

이강인은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비고의 빌라이도스 경기장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의 2020~2021시즌 스페인 라리가 2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30분경 팀 동료이자 주장인 호세 루이스 가야와 갈등을 빚었다. 이강인은 페널티박스 왼쪽 근처에서 프리킥이 나오자 자신이 킥을 처리하기 위해 공을 들었다. 그런데 가야가 갑작스럽게 나타나 킥을 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 개막전에서부터 코너킥, 프리킥을 전담했던 이강인은 물러서지 않고 공을 지켰다. 두 선수가 충돌하자 제3자인 다니엘 바스가 나타나 가야에게 공을 전했다. 이강인은 어두운 표정을 짓고 한 쪽으로 비켜섰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가야의 킥은 골대 근처로도 가지 못하고 크게 빗나갔다. 골키퍼가 막으려는 시늉도 하지 않을 정도로 허탈한 슛이었다. 가야는 원래 프리키커가 아니다. 킥이 특출나다거나 득점력이 좋은 선수도 아닌데 전담키커의 공을 빼앗아가 직접 슛을 시도하며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런 장면은 축구에서 흔히 일어난다. 과거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도 페널티킥으로 동료와 분쟁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강인과 가야는 동등한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 10대인 이강인은 절대적 약자고, 가야는 팀의 주장으로 입지가 탄탄한 선수다. 게다가 이강인은 이미 지난 시즌 팀 내에서 왕따에 가까운 대접을 받으며 상처를 받았다. 앞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페란 토레스는 일부 베테랑 선수들이 토레스나 이강인 등 유스팀에서 올라온 어린 선수들에게 말을 걸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강인이 의사를 존중 받지 못하는 장면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언론 엘데스 마르케는 “프리킥 위치나 킥의 질을 볼 때 논리적으로는 이강인이 찼어야 한다”라는 의견과 함께 “연장자인 가야에게 권위가 더 있었다”라며 프리키커도 아닌 가야가 나이를 앞세워 부적절하게 공의 소유권을 가져갔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비 가르시아 발렌시아 감독은 “2~3명이 준비하는 프리킥도 결정하지 못한다면 우리 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프리킥을 누가 차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더 잘 차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논란이 일어난 점에 대한 불만을 밝혔다.

현재 발렌시아는 이강인과의 재계약에 주력하고 있다. 2022년으로 종료되는 계약을 2025년까지 연장하기 위해 협상을 하고 있다. 이강인도 발렌시아의 적극적인 태도에 이적 의사를 철회하고 잔류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그러나 존중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이강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100%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발렌시아 플레이 스타일은 이강인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프리롤에 가까운 세컨드톱을 담당하고 있다. 주로 최전방, 2선에 머무는데 발렌시아 빌드업이 원활하지 않아 공을 자주 만지지 못한다. 그래도 이날 전반전 45분간 28회 터치를 시도해 100%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는데 전반전 직후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개막전 2도움의 맹활약에도 입지는 좀처럼 확장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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