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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미 법원, 트럼프 '위챗 금지'에 제동…"중국계 유일한 소통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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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서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미국 법원이 여기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미국 상무부의 위챗 사용금지 행정명령 효력을 중단시켜달라는 위챗 사용자들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고 20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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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을 미국 내에서 사용 금지하는 행정 명령에 대해 미국 법원이 급제동을 걸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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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위챗 사용자들은 "위챗은 중국계 미국인들에게는 생명줄과 같은 의사소통 수단"이라면서 위챗 사용 금지는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한다며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법원도 "위챗은 중국계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고, 위챗 금지는 원고들의 의사소통 수단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가처분신청 인용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위챗은 메신저를 통한 의사소통은 물론이고, 결제·송금 등 금융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중국인 커뮤니티에서는 필수품으로 여겨진다.

또한 위챗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행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안보 우려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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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은 중국계 앱인 틱톡(가운데)과 메신저 앱 위챗(오른쪽)의 사용을 미국 내에서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틱톡은 미국 회사인 오라클과 인수협상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앱 다운로드 금지가 일주일 연기됐다. 위챗은 일단 퇴출 위기는 넘겼지만 미국 상무부는 계속해서 위챗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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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이 위챗 다운로드 금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위챗은 일단 미국 내에서 퇴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미 상무부는 계속해서 위챗 퇴출을 추진하며 위챗의 모 회사인 텐센트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명령한 걸 미 법원이 막았다"면서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위챗 측은 향후 미국에서 신규 고객을 모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챗은 2011년 출시된 이래 급성장해 현재는 전 세계 월평균 사용자 수가 12억명을 돌파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당초 20일부터 동영상 앱인 틱톡에 대해서도 미국 내 다운로드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기업 오라클이 틱톡을 인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틱톡 앱 다운로드 금지를 일주일 연기했다. 2016년 출시된 틱톡은 미국 내에만 1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거느린 동영상 앱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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