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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될 듯 말 듯 어려운 OTT 시장 도전, 카카오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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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주일 만에 1300만 누적 조회수 “좋은 출발”

신종수 본부장·오윤환 제작총괄 인터뷰

[경향신문]

경향신문

카카오TV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며 출시 1주일 만에 누적 조회수 1300만회를 기록했다. 이효리씨가 출연한 <페이스 아이디>는 처음 시도한 ‘세로형 예능’으로 형식상의 혁신이 돋보인다. 카카오TV 캡처. 그래픽 | 엄희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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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 이 바닥으로 오는 거야? 될 것 같으니까?”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개미는 오늘도 뚠뚠> 1회, 촬영 현장을 처음 찾은 진행자 노홍철이 말한다. TV 예능에서 함께 부대꼈던 스태프들 얼굴을 적지 않게 발견한 직후였다. TV에서 모바일로, 방송국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영상 콘텐츠 유통의 전환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 됐다.

막강한 자본력과 인프라로 무장한 카카오가 이 ‘될 것 같은 바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당연한 흐름처럼 보인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M이 지난 1일 출시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카카오TV는 1주일 만에 누적 조회수 1300만회를 기록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구독자 수는 21일 기준 307만명을 넘어섰다. 21일 서면 인터뷰로 만난 신종수 카카오M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과 오윤환 카카오TV 오리지널 스튜디오 제작총괄은 “지표적으로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MZ세대 공략
새 콘텐츠 열망…트렌드 이끌어
다른 세대 유입시키는 효과 유발

모바일 친화
‘세로형 예능’으로 형식상 혁신
“밀도·몰입감 높이는 데 기여”

광고형 OTT
구독료 받지 않고 유튜브식으로
“향후 유료화 수익 모델도 검토”

웨이브, 티빙 등 먼저 선보인 토종 OTT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TV의 ‘첫술’은 무엇이 달랐을까. 제작부터 매니지먼트, 유통까지 아우르는 카카오TV와 여타 OTT가 차별화되는 지점은 플랫폼 출시와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선보였다는 것이다. 신 본부장은 “동영상 서비스의 후발 주자로서 오직 카카오TV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모바일에 가장 최적화된 동영상 콘텐츠 포맷이 아직 시장에 확고하게 존재하지 않았기에 자체적인 시도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각각 최고 조회수 169만회, 524만회를 올리며 주목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지훈 주연의 웹드라마 <연애혁명>과 이효리가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 <페이스 아이디>는 카카오TV의 콘텐츠 전략을 잘 보여준다. 웹툰 원작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기존 TV 드라마와 주 소비층이 달라 영상화가 어려웠던 <연애혁명>은 카카오TV의 주 타깃층인 15~49세 사용자, 그중에서도 ‘코어 타깃’으로 꼽히는 15~34세 여성 사용자의 취향을 공략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 본부장은 “기존 매체 콘텐츠에 만족하지 못하고 갈증을 느끼고 있는 MZ세대를 공략하는 것이 콘텐츠 기획의 시작점이었다”며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를 먼저 공략하면 다른 세대 유입이 함께 증가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애혁명>의 경우 박지훈의 팬덤을 이루는 10대 여성들이 초반 조회수 유입을 이끌었지만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시청자 연령층이 대거 확대되는 효과가 있었다.

경향신문

신종수 본부장, 오윤환 제작총괄


<페이스 아이디>는 카카오TV가 처음 시도한 ‘세로형 예능’으로 형식상의 혁신이 돋보인다. “예능 콘텐츠에서 스마트폰 화면에 맞춘 세로 비율을 전면적으로 시도한 사례가 없었기에 가장 실험적이고 위험이 큰 시도였다”며 “화면상 제한적인 부분이 많아 답답함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오히려 콘텐츠의 밀도와 몰입감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TV가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세로형 예능 중 <페이스 아이디>, <톡이나 할까> 등은 세로 비율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기의 화면을 그대로 사용하는 스크린라이프 기법 등을 통해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오 제작총괄은 “더 나아가 세로형 드라마로 콘텐츠를 확장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MZ세대 공략, 모바일 친화와 더불어 콘텐츠 제작·유통 측면에서 카카오TV가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수익성이다. 신 본부장은 “카카오TV는 기존 디지털 콘텐츠의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고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 창작자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드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수준 높은 창작자와 안정적인 광고주를 잇는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TV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우면서도 넷플릭스처럼 월 구독료를 받는 구독형 OTT가 아닌 유튜브식의 광고형 OTT를 택했다. 신 본부장은 “콘텐츠 수준을 보장할 수 없는 유튜브와 같은 오픈 플랫폼보다는 미국의 훌루, 퀴비 등과 같은 광고 기반의 프리미엄 OTT를 참조했다”며 “향후 유료화를 통해 다각화된 수익 모델을 탑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드라마틱한 순간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순간 변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오윤환) “수익성의 관문이 있지만 이 흐름은 결코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신종수)

두 사람은 OTT가 영상 콘텐츠 유통·소비의 온전한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 새로운 현실의 중심에 카카오TV가 서는 것이 이들이 꿈꾸는 미래다. 오 제작총괄은 “시청자들이 예능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곳 하면 카카오TV를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디지털, 모바일, 쇼트폼(Short form)이라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자 한다. 굳이 TV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은 지양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게 인터랙티브, 쇼핑, 라이브 등 시청자들이 목말라하는 새롭고 다양한 포맷들로 다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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