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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아파트값 일시적 안정 조짐…전문가 “여전히 공급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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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4주 연속 0.01% 상승세 유지

업계 “추석 연휴 등 맞물려 주택 수요 줄어”

세계일보

지난 20일 서울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정부의 부동산 연속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영향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거래량 자체가 급감한 데다 아직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니어서 연말까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감정원과 KB부동산 등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를 종합하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7월 오름세를 거듭하다가, 지난달부터는 대체로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감정원 통계에서는 지난달 24일 조사 시점부터 4주 연속 0.01%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KB국민은행의 조사로는 8월 첫째주부터 5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하다가 지난주(0.37%)에 다시 상승 폭이 0.02% 커졌다.

업계에서는 각종 부동산 규제가 추가되면서 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들었고, 가을 이사철이 끝나고 추석 연휴가 다가오는 시점까지 맞물리면서 주택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 집값 상승세를 붙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감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88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1만1106건, 7월 1만6002건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매물 잠김’ 현상이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누른 것이지, 주택 매입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종합부동산세율 인상과 양도세 추가 세율 중과 등은 내년 6월에 적용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져 나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전매 제한 등의 규제로 서울 신축 아파트 매물도 많지 않기 때문에 단시간에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일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급감한 가운데 최근 패닉바잉(공황구매)을 주도하며 집값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30대의 아파트 구매도 반 토막이 났다. 하지만 30대는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많이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서울 아파트의 30대 매매 비중은 36.9%로, 감정원이 지난해 1월 연령대별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아파트 매매 비중이 25% 안팎으로 40대보다 낮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단 한 번도 40대에게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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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완전히 꺾이려면, 결국 전세시장부터 안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0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셋값 추이에 따라 다시 매매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는 “거래량 자체가 줄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서울에는 공급이 부족한 편”이라며 “높은 전세 보증금이 부담되면, 서울 외곽의 소형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다시 늘어나면서 가격이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전세시장이 진정세를 보여주는 통계도 나왔다. 이날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 전수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지난 6월 평균 4억8282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7월(4억5742만원)과 8월(4억1936만원)에는 잇달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4억3301만원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직방은 “7, 8월은 계절적 비수기이기 때문에 전셋값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어 시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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