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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종합] 與는 김홍걸 제명했는데…국민의힘, 박덕흠 거취 두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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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원내외 인사로 특위 구성…진상 신속히 밝힐 것"

"역사상 최악 이해충돌", "남 티끌엔 난리치더니" 與 맹공

진중권 "야당은 여당보다 더 엄격한 도덕 기준 필요"

박덕흠 "여당발 정치 공세…억측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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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당시 피감기관들로부터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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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가족 명의 건설회사를 통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피감기관들로부터 1000억원대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거취를 두고 야당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야당은 우선 박 의원 의혹에 대한 진위를 가리기 위해 당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그동안 도덕성 문제로 여당을 비판해 왔던 야당이 역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사안인 만큼, 박 의원에 대해 강경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1일 박 의원에 대한 긴급진상조사를 위해 당내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에 대해서는 조사경험, 전문능력이 있는 검찰, 경찰 출신, 예산 조달 경험을 갖춘 원내외 인사로 특위를 구성할 것"이라며 "신속하게 진상을 밝혀내서 응분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당 초선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강경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초선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똑같은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본인 해명이 충분하지 않으면 당 윤리위원회에서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박 의원 거취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이번 사태로 인한 '역풍'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은 여당 의원들의 도덕성 문제를 질타해 왔지만, 박 의원 관련 논란이 커지면 공수가 전환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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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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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민주당은 최근 당내 선출직 공직자의 부정부패 문제를 다루는 조직인 '윤리감찰단'을 출범하는 등, 도덕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제21대 총선 당시 재산 일부를 누락해 신고한 의혹을 받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을 당에서 제명하기도 했다.


실제 21일 민주당은 박 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하라며 국민의힘을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날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공직자윤리법, 부패방지법 위반일 수 있고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할 수 있는 국회 역사상 최대이자 최악 이해충돌 사건"이라며 "국민의힘이 정당한 조치를 발 빠르게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장관직을 내놓으라며 남의 티끌에 난리를 치더니 제 눈의 들보는 모른 척한다"며 "국민의힘이 정말 국민의 힘을 두려워한다면 부정부패, 비리 척결에서 단호히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 밖에서도 박 의원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한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소속 의원 비리 의혹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야당에는 (여당보다) 더 엄격한 도덕과 윤리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야 권력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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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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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여당발 이슈를 어떻게든 물타기 해보려는 정치공세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여당은 제가 국정감사에서 한마디 말을 했다고 공사가 늘고, 관련 상임위에 배정돼 공사가 늘고, 간사로 선임됐다고 공사가 늘었다며 억측을 쏟아내고 있다"며 "공개경쟁 전자 입찰제도에서 누군가에게 특혜를 줄 수 있거나 압력을 가해 수주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면 현행 조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토위 간사 선임 이후 가족 회사 수주액이 크게 늘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객관적 통계에도 배치되는 잘못된 주장이다. 의혹을 제기한 산하기관과 자치단체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관계 회사들이 꾸준히 수주를 해왔던 기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5년 동안 국토위 위원으로 활동하며 본인 및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들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최대 1000억원대 일감을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해당 의혹은 앞서 MBC '스트레이트'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후 박 의원은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 의혹을 부인했다. 당시 박 의원은 "(공사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 없다"며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후 국토위 위원직에서 사임한 뒤 환경노동위원회로 이동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국토위에 남아) 당에 부담 주기 싫었기 때문"이라며 "만에 하나 (공사 수주) 특혜가 있었다면 처벌받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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