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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장재인, 과거 성폭력 피해 고백→극복 의지에 누리꾼 응원·걱정 `봇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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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가수 장재인(29)이 말 못했던 과거의 성범죄 피해를 담담하게 고백했다. 음악인으로서 같은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그에게 누리꾼의 응원과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 글을 남긴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년이 걸렸다"고 적으며 악보 위에 약 봉투가 놓인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글에서 장재인은 오랜 시간 정신건강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해왔다고 밝혔다. 장재인은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고, 당시에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를 하지 못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장재인은 “그렇게 20대가 된 나는 24~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였는데 그게 마음 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었다.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장재인은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내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놨다.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하고 무엇보다 1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장재인은 “18살에 앨범 계획하며 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하기로 다짐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렇게 행한 이들을 보고 힘을 얻어서다. 어릴 적, 나랑 똑같은 일 겪고도,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다”며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나를 붙잡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글에 누리꾼은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다수 누리꾼들은 장재인이 과거 당한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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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장재인은 자신이 겪은 '사건'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청소년 시기 충격적인 성범죄의 피해자를 입었던 것.

장재인은 "감사합니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어요"라며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고 적었다. 그는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어요"라고 했다.

장재인은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그 아이의 가해자가)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 보더라고요.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어요"라고 가슴 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장재인은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폭력이 낳은 '성폭력'의 희생양이었던 것. 장재인은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많은 성 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고 힘을 얻고 견뎠어요.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합니다"라고 말 못할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장재인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특히 자신이 겪은 피해를 극복하고 치유의 음악으로 같은 피해를 입은 누군가를 위로하겠다는 장재인의 각오에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괜찮아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음악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재인 씨는 참 멋진 사람이고 멋진 음악인이에요", "그렇게 살아 남아서, 그래서 빛이 나나봐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재인 여전히 걱정된다", "음악인으로서의 각오도 좋지만 본인을 돌보는 게 먼저인 것 같다"며 걱정스럽다는 반응도 보였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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