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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테마주 분류 27배 급등 신풍제약, 2000억 규모 자사주 처분 소식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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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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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테마주 등으로 분류되며 올해 들어 주가가 최대 27배로 뛴 신풍제약 주가가 자사주 매각 소식에 22일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풍제약 주가는 전날보다 2만7500원(14.21%) 떨어진 16만6000원에 마감됐다. 전날 종가 기준 10조2525억 원이던 시가총액은 이날 8조7955억 원으로 1조 원 넘게 줄었다. 하지만 삼성화재(8조 5275억 원), 하나금융지주(8조 3317억 원)보다 여전히 크다.

신풍제약은 전날 시간외 거래 마감시간 2분전에 공시를 내고 전체 자사주(500만3511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28만9550주, 2154억 원어치의 주식을 22일 시간외 대량매매방식으로 처분한다고 밝혔다. 통상 상승장에서의 자사주 매각은 주가엔 악재로 작용한다.

신풍제약 측은 “생산 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 과제 투자금 확보를 위해 자사주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인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날 신풍제약 주식 193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24% 넘게 떨어졌다. 1878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들 덕분에 하락폭이 줄었다.

신풍제약 주가 급등락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테마주 열풍과 프로그램 매매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1962년 설립된 신풍제약은 영양비타민제, 진통소염제 등 일반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중견 제약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1897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017년 90억원에서 2018년 69억 원, 작년 20억 원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1~6월)에는 46억 원이었다.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신약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으면서, 올해 7월부터 주가가 무섭게 올랐다. 시총이 커지자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도 포함됐다. 그러자 외국계 자금의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는 더 탄력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외국인투자가들은 신풍제약 주식 587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때문에 최근 주가 상승세는 주요 지수 편입에 따른 프로그램매매의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풍제약 주가가 하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추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은 조심스럽다. 현재 이 회사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는 1곳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뚜렷한 실적 등 주가상승의 타당한 이유가 없어 현재로선 신풍제약 보고서를 낼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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