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범인 또래男, 발작 시작"..장재인, 18살 성폭력 고백 이유 "피해자들 힘 되길" [종합]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박재만 기자] 2019 F/W 서울패션위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가수 장재인이 카이 패션쇼에 참석해 블루카펫을 밟고 있다. /pjmpp@osen.co.kr


[OSEN=지민경 기자] 가수 장재인이 과거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장재인은 지난 21일과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하며 힘든 시기를 겪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먼저 그는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 글을 남겨요.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네요"라며 "저의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어요. (아마 이거만으로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은, 무슨 일인줄 알죠, 고생 많았어요 정말.)"이라고 밝혀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그는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 때 당시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가 못되었네. 거기에 내가 살아왔던 환경도 증상에 크게 한 몫 했을 거고"라며 "그렇게 이십대가 된 나는 24살~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싶다.였는데, 그게 맘 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지는 거라"라고 토로했다.

OSEN

장재인은 "그렇게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놓았고 나는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 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했고 무엇보다 일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됨"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18살에 앨범을 계획하며 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하기로 다짐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렇게 행한 이들을 보고 힘을 얻어서에요. 어릴 적에, 나랑 똑같은 일 겪고도 아님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거든요. 내가 그랬던 거 처럼,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저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참 맘이 좋겠다 싶어요"라고 이야기를 꺼내게 된 계기를 밝혔다.

다음날 장재인은 18살 때 겪었던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그는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어요.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음.. 제 또래의 남자분 이었어요"라며 성폭행 피해를 당했음을 암시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어요.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보더라구요"라며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어요.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 때 이 일이 생긴 건 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재인은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에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어요.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 들에게 힘이 됐음 합니다"라고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겪은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11년 만에 어렵게 꺼낸 장재인의 솔직한 고백에 "너무 힘드셨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고 노래해줘서 고맙다" "많은 위로가 됐다"며 많은 이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장재인은 지난 2010년 방송된 Mnet 예능 '슈퍼스타K2'를 통해 얼굴을 알렸으며, 지난해 12월 네 번째 미니앨범 ‘이너 스페이스(INNER SPACE)’를 발매했다. /mk3244@osen.co.kr

[사진] OSEN DB, 장재인 인스타그램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