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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 일본의 미래 행보 보여주는 위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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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융 중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부원장 인터뷰

스가 총리 취임했지만 아베 전 총리가 막후 영향력 행사

기시 방위상 임명 등 친대만 행보…중·일관계 훼손 우려

[경향신문]

경향신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시대의 막이 올랐지만, 외교 등 각종 정책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때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의 일본 전문가가 밝혔다. 스가 총리가 ‘노선’을 계승하겠다고 한 아베 전 총리가 퇴임 사흘 만에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 데다, 대표적 ‘친대만 인사’이자 아베 전 총리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가 방위상에 임명된 것을 봤을 때 일본의 중국과 관계개선 의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류장융(劉江永·67) 칭화대학교 국제관계연구원 부원장(사진)은 22일 경향신문과 전화인터뷰를 하며 “아베 전 총리가 막후에서 실질적으로 일본 정치와 정책을 주관하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 아베 시대’이지 ‘스가 시대’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거론하며 “일본이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 보여주는 위험한 신호”라고 했다.

류 부원장은 기시 방위상의 임명, 아베 전 총리의 대만 방문 가능성 등을 언급하면서 “대만 문제가 향후 중·일관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든 대만 문제든, 동중국해·남중국해 안보 문제든 앞으로 일본 행보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다”고 했다. 류 부원장은 중·일우호21세기위원회 중국 측 위원이자 중·일우호협회 이사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중·일관계를 전망한다면.

“아베 전 총리는 스가 총리를 움직여 자신이 완성하지 못한 정책, 일본 헌법 수정을 계속 추진할 것이다. 퇴임을 닷새 앞둔 지난 11일 새로운 미사일 대책을 연말까지 마련하라는 담화까지 발표한 점도 그렇다. 북한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모르는 이는 없다.”

- 아베가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일본 극우 정치인들은 믿을 수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아베 전 총리가 오는 10월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 제사인) 추계예대제 때 다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이라고 본다. 아베 전 총리는 대만과의 관계에도 적극적이다. 집권 1기 때 중도 사퇴한 후인 2010년 대만을 방문해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과 만났다. 이번에도 대만을 방문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아베 전 총리의 이 같은 행보는 중·일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

- 기시 방위상을 문제 삼았다.

“기시 방위상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국제적으로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식시키려는 시도를 해왔다. 미국·일본·대만 안보 협력 체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했고 소위 ‘일본·대만관계법’ 제정까지 주장한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방위상에 임명한 것은 아베 전 총리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 댜오위다오 분쟁도 여전하다.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영토 문제다. 중국의 댜오위다오 정기 순찰에 대해 일본은 영해 침범이라며 국제 여론전까지 벌이고 있다. 댜오위다오 문제에서 더 강경하게 나온다면 중·일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스가 총리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되면 미·일 동맹이 강화되고 대중정책이 더 강경해질 수 있다. 일본 우익세력이 고무돼 대만 카드로 중국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댜오위다오는 대만에 속해 있어(중국과 대만은 댜오위다오를 대만 이란현 소속으로 명기하고 있다) 이는 대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 다른 현안을 꼽는다면.

“향후 1년간 중·일관계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은 미국이 일본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할지 여부다. 이 미사일은 명백히 중국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미국의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한다면 대중관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아시아에서 철저히 고립될 것이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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