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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니콜라 언덕에서 굴릴때…현대차 스위스 산길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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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최석환 기자, 주명호 기자] [현대차-니콜라 비하인드 스토리 눈길, 엑시언트 유럽 수출 넘어 '글로벌 4강' 꿰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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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에 성공했다.10대 초도물량은 지난 7월6일 스위스행 수출길에 올랐다./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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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는 차량 실체도 없이 주가가 치솟는데 이미 '수소전기트럭'을 만들어 유럽 수출까지 끝낸 현대차는 주가가 얼마나 올라야 정상일까요?"

최근 미국 스타트업 '니콜라'가 수소트럭 업계의 테슬라로 불리며 주식시장을 달구자 현대자동차 안팎에선 '주가 차별'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나스닥에서 고공 행진하던 니콜라 주가가 사기 혐의로 급전직하하자 수출로 입증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경쟁력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현대차 노사도 11년 만에 임금 동결에 전격 합의하며 무분규로 협상을 끝냈다. 독보적인 수소전기차 기술력이 노사 협력이라는 날개까지 단다면 시너지는 배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생산'한 기술 경쟁력…니콜라 파문으로 재부각

실제 현대차 주가는 나스닥에서 냉온탕 움직임을 보인 니콜라 주가와 달리 우상향 곡선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이후 두 달 넘게 상승세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3월 저점 대비 현 주가가 3배에 달한다.

사실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는 현대차그룹에 수차례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가 '오케이'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결과적으로 밀턴은 사기 혐의를 받고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내려놓았다. 물론 이 혐의는 앞으로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정 여부를 알 수 있지만 현대차는 일단 '니콜라 파문'으로부터는 자유롭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기술력은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니콜라 주가 급등의 주 배경인 수소전기트럭 기술은 현대차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글로벌 업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의 양산 체계를 갖추며 실제 제조에 들어간 상태다. 엑시언트는 스위스에 첫 수출까지 했다. 현대차는 엑시언트로 유럽 시장 뿐 아니라 2022년에는 니콜라 안방 격인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차 1대 팔지 않고 대박을 터트렸던 니콜라와는 사업의 차원이 다르다는 진단이다.

수소전기차 승용 모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4987대가 팔린 '넥쏘'를 앞세워 전 세계 판매 1위다. 코로나19(COVID-19)에도 불구, 올 상반기까지 3292대를 팔아 글로벌 선두 자리를 꿰찼다.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유럽연합(EU)에 수출하기도 했다.


무분규 합의에 노사협력 엔진까지 장착하나

어느날 주목받은 니콜라와 달리 현대차는 20년 넘게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1998년 수소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처음 선언한 후 2010년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핵심 부품 모듈화에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체계도 갖췄다. 2018년 현존하는 수소전기차 중 최장인 609km 항속거리를 갖춘 넥쏘가 나온 것은 20년에 달하는 투자와 연구의 결실이었다. 현대차는 현재 핵심부품인 수소연료전지부터 수소생산까지 수직계열화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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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이동수단) 기술력은 수소전기차에만 그치지 않는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서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내년부터 양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는 전기차 영역에서도 글로벌 선두로 도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테슬라, 폭스바겐·아우디, 르노·닛산 등과 함께 4강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확신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에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힌 것도 '글로벌 4강'의 다른 표현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이후 11년만의 임금 동결 합의도 현대차의 기술 경쟁력을 꽃피울 결정타로 불린다. 코로나19(COVID-19)라는 위기상황이 낳은 합의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노사가 힘을 합치겠다는 공감대 자체는 무시하기 어렵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도 이제 노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며 "현대차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노사 화합까지 뒷받침된다면 현대차 미래는 함부로 예단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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