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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2020 미국 대선

미 대선후보 TV토론 주제를 보면 오늘의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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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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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첫번째 일 대 일 TV토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두 후보가 토론할 주요 주제가 2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미국은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주요 대선후보인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코로나19 때문에 유권자들가 직접 만나는 선거운동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TV토론의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토론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는 29일 진행될 TV토론의 주제와 형식 등을 공개했다. 주요 토론 주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과거 기록, 신임 대법관 임명,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 인종 문제와 주요 도시 폭력시위, 투표의 신뢰성, 경제 등 6개로 선정됐다. 토론 주제는 첫번째 TV토론 사회자인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리스가 정했다. 두 후보는 각각의 주제에 대해 15분씩 토론을 벌이게 된다.

첫번째 토론 주제로 선정된 6가지 이슈는 현재 미국에서 정치적·사회적·경제적으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것들이다. 지난 18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후임을 누가 언제 지명할 것이냐는 공화당과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주제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대법원에 결원이 생겼을 경우 신속하게 후임자를 채우는 것이 대통령과 의회의 헌법적 의무라면서 긴즈버그 전 대법관 장례가 끝나자마자 후보자 지명과 인준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대 민주당은 11월 대선이 4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에서 패배할 수도 있는 대통령이 신임 대법관을 지명하는 것은 선거에 바영될 국민적 의사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후임 대법관 후보자 지명을 취소시키고 새로 지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민주당은 2016년 3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별세한 보수 성향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으로 진보 성향 메릭 갤런드를 지명하자 대선이 예정돼 있다는 이유로 상원 인준 표결을 거부하다 끝내 무산시킨 전례도 들고 있다.

세계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은 이날을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20만명을 넘는 등 여전히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병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이 초기에 위험성을 세계에 알리지 않았다면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자신은 신속하게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하고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에 필요한 장비 생산을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까지 동원하는 등 잘 대응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초기부터 위험성을 보고받았으면서도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국민에게 은폐함으로써 피해를 키웠다고 비난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10월에도 승인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백신 승인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적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면서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다.

인종 문제와 주요 도시 폭력시위 역시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뒷목이 눌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질 이래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이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권력에 흑은에 대한 구조적 차별이 존재한다는 비판을 부인하면서 ‘법과 질서’를 앞세워 폭력 시위를 강력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포틀랜드, 시애틀 등 민주당 시장이 재직 중이고 장기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도시들에 대해 연방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 지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인종 차별을 바로잡는 것이 ‘정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를 두둔하고 인종 간 갈등을 부추기는 분열의 정치로 미국 사회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투표의 신뢰성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격화된 문제다. 미국은 코로나19의 위험 때문에 우편투표 문호를 확대한 주가 많고, 유권자들도 우편을 통한 사전 투표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편투표는 선거사기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줄기차게 우편투표를 비난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근거 없이 선거의 진실성을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제 문제는 모든 선거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핵심 이슈다. 올초까지 미국은 주가지수와 실업률 각종 경제지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랑거리’였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10개월 내에 1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고,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7000억달러 규모의 정부기관의 미국 제품 구매 정책인 ‘바이 아메리칸’ 공약을 비롯해 4년간 500만개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다.

첫번째 TV토론은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서 열린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청중 규도 제한된다. 두번째 TV토론은 10월 15일, 마지막은 10월 22일 열릴 예정이다.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10월 7일 열린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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