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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장재인 성폭력 피해 고백 후 쏟아진 응원에 "뿌리 생긴 기분"[MK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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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가수 장재인(29)이 과거 성범죄 피해를 담담하게 고백한 가운데, 쏟아지는 누리꾼의 응원과 격려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장재인은 22일 SNS에 “막상 말하고 나니 너무 힘들다. 가슴이 안절부절 하지만 주시는 댓글 보며 안정시키려 노력 중이다. 그저 고맙다”고 적었다.

또한 그는 “다 읽었다. 너무나 노곤한 하루지만 뭐라해야 할까. 뿌리가 생긴 기분이다. 한 순간도 주변에 솔직할 수 없었기에 그게 참, 뿌리 없이 둥둥 떠 있는 그런 느낌을 줘서 참 아팠는데, 이 이야길 꺼내 친구들과 남모르게 생겼던 벽이 허물어진 거 같아 평생 감히 기대치도 않던 뿌리가 생긴 기분이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혹시나 저의 소식이 불편하셨다면 미안하다. 그러나 이 같은 사건에 더 이상 수치심을 불어넣진 말자. 우리 향기 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장재인은 “혹여나 복잡해 보일까 글을 많이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오늘만은 참 또도독 많이 쓴다. 당시는 이런 일을 밝히 는게 큰 흠이 되던 때였는데, 지금은 어떤가. 세상이 조금 나아졌나? 아니면 그대로인가?”라며 “어릴 적 어른들이 쉬쉬했던 것처럼 부끄러운 일이니 조용히 넘어가라 했떤 것처럼 나는 오늘 일을 후회할까? 나는 이제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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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인은 앞서 SNS에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 글을 남긴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년이 걸렸다"고 적으며 악보 위에 약 봉투가 놓인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장재인은 오랜 시간 정신건강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장재인은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고, 당시에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를 하지 못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장재인은 “그렇게 20대가 된 나는 24~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였는데 그게 마음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었다.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장재인은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내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놨다.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하고 무엇보다 1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장재인은 “18살에 앨범 계획하며 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하기로 다짐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렇게 행한 이들을 보고 힘을 얻어서다. 어릴 적, 나랑 똑같은 일 겪고도,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다”며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나를 붙잡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후 장재인은 또 한 번 글을 올렸고, 자신이 겪은 '사건'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청소년 시기 충격적인 성범죄의 피해자를 입었던 것.

장재인은 "감사합니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다"라며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다"고 적었다. 그는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다.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다"고 했다.

장재인은 "한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그 아이의 가해자가)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 보더라.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폭력을 겪어야 했던 장재인은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지만,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많은 성 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다.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고 힘을 얻고 견뎠다.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누리꾼들은 장재인의 용기있는 고백에 응원과 격려를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괜찮아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음악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재인 씨는 참 멋진 사람이고 멋진 음악인이에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skyb1842@mk.co.kr

사진|장재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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