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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트럼프 “세계가 ‘중국 바이러스’와 전투… 유엔은 中에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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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화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해 유엔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이 무역을 유린해온 데다 전 세계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7분가량의 화상 연설에서 이렇게 언급하면서 중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창설 7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거대한 글로벌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와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 발생 초기 중국은 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도 해외 항공편을 허용해 세계를 감염시켰다”며 “심지어 그들이 국내 비행을 취소하고 시민들을 집에 가두면서도 그들 나라에 대한 나의 여행금지(조치)를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와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간 대 인간 전염의 증거가 없다고 거짓 선언했다”며 “이후 그들은 무증상 사람들은 질병을 퍼뜨리지 않는다고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은 그들의 행동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공격적인 동원을 시작했다”며 “인공호흡기를 기록적으로 생산했고 4월 이후엔 치명률을 85% 낮추며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을 개척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노력 덕에 3개 백신이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에 있고, 도착 즉시 배포되도록 대량 생산하겠다”며 “우리는 백신을 보급하고, 바이러스를 격퇴하고, 대유행을 끝내고, 유례없는 번영·협력·평화의 새 시대로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매년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다른 나라 수역에서 남획하고, 거대한 산호초를 파괴하고, 어느 나라보다 독성이 강한 수은을 대기로 방출한다”며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미국의 거의 두 배이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해 일방적인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한 뒤 그 협정에 가입한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이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임중 네번째 유엔총회 연설에 나섰지만 처음으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였던 지난 2017년 9월 연설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칭하고 ‘완전한 파괴’를 언급하며 대북 압박에 나섰다. 6·12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후인 2018년 9월 연설 때에는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고, 지난해 연설에서는 북한이 엄청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고 김 위원장에게 말해줬다는 사실을 상기한 뒤 잠재력 실현을 위해 북한은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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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29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오사카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상황에서 11월 대선을 앞둔 현실과 무관치 않다. 6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북·미관계의 급진전을 바라기보다는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미사일 도발 등 ‘북한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론, 대 이란 제재 부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바레인의 관계정상화 협정 등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떨어진 상황이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역대 유엔 총회 연설 시간은 2017년 40분, 2018년 30분, 2019년 35분 가량에서 올해 7분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한 시간도 북·미 갈등이 심각했던 2017년에 5분을 넘겼지만, 2018년 2분가량, 지난해 1분 정도로 매년 줄어들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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