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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로하니 "우린 선거용 카드 아냐…美 어느 행정부 되더라도 이란에 굴복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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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 비판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 선거와 국내 정책의 협상카드가 아니다"라면서 "다가오는 선거에서 어떤 행정부가 선출되든지 이란의 회복력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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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으로 유엔 총회 연설 중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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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제75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사전 녹화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유엔 총회 연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우려 등으로 화상으로 진행됐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통해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이란에 제재를 가한 것의 부당함을 성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란과 끔찍한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세계에서 테러를 후원하는 지도국에 막대한 타격일 주는 제재를 가했다"고 언급하며, 이란 제재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미국과 이란, 유럽 등은 핵합의를 통해 이란의 핵개발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제재 등을 해제했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 뿐 아니라 미사일 개발을 제한하고, 중동 일대의 시아파 민병대 지원 등을 중단을 요구하는 등 오바마 행정부 당시 합의보다 포괄적인 형태의 합의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고 당초 합의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당초 핵합의 당시 제한했던 이란의 핵개발 능력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등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미국의 제재 강화 움직임에 반대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이것은 이란만이 아닌 국제 사회 전체의 승리"라면서 "전환기를 맡는 세계에서 헤게모니를 꿈꾸는 미국이 스스로 자초한 고립 속에서 굴욕감을 느끼게 된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이외에도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목이 졸려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미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경찰관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다루는 영상은 우리들의 경험을 떠올리게 했다"면서 "우리는 무릎으로 발을 조이는 모습에서 독립국의 목을 누리는 오만함을 알아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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