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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화제의 골퍼>79세에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20m 날리는 민석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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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전 이븐파 등 에이지 슈트 무수히 기록
초경량 '탱크' 드라이버 교체 후 비거리 더 늘어
인생 최후 순간 골프를 치면서 맞이하는 게 꿈


파이낸셜뉴스

79세의 나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를 무려 220m나 날리는 민석기씨. 그는 3개월전 이븐파를 치는 등 에이지 슈트 스코어를 여러 차례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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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내년이면 팔순이 되는 한 골퍼가 드라이버를 평균 220m 가량 날려 화제다. 피지컬이 빼어난 것도 아니다. 신장 165cm, 체중 65kg의 다소 왜소한 체격에서 믿기지 않은 장타를 날리는 것이다. 경기도 김포시에 거주하는 민석기(79)씨가 그 주인공이다.

민씨는 1994년에 53세라는 적잖은 나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김포에서 젖소를 키우던 때라 요즘 처럼 마음껏 골프를 칠 수도 없었다. 지금은 집 근처에 김포씨싸이드CC가 있지만 당시만 해도 주변에 골프장이 없어 인천 국제CC나 여주CC 등 꽤나 거리가 있는 골프장으로 라운드 다녀야 했다.

그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재능이 있어서인지 골프에 입문한 지 채 10년도 안돼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 라이프 베스트는 4언더파 68타. 세월이 흘러도 기량은 녹슬지 않았다. 70대 중후반 나이로 접어 들면서 에이지 슈트 스코어를 셀 수 없을 정도로 기록했다. 2개월전에는 김포 씨싸이드CC 블루티에서 이븐파를 치기도 했다.

민석기씨는 "이제는 제 나이대 골프 친구는 거의 없다. 지금도 1주일에 두 번은 꼭 필드에 나가는데 동반자는 십중팔구는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다"며 "동반자가 누구이든 간에 왠만해서는 거리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그가 건강관리를 위해 별도의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이 나이가 되도록 당뇨나 고혈압 약을 먹지 않을 정도로 건강은 타고 난 것 같다. 술은 약간 하지만 담배는 모태 비흡연자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순을 목전에 둔 그가 싱글 핸디캡 골프 실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했다. 그는 "일상 생활에서 골프를 가장 우선 순위에 놓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한다. 물론 장비 덕도 보고 있다. 약 3개월전에 드라이버를 초경량인 국산 '탱크'로 바꾸고 나서 비거리가 더 늘었다는 것.

그는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가 무거워 좀 버거웠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없었다"면서 "지금 드라이버로 바꾸고 나서 거리가 10~15야드 가량 늘었다"고 한다. 민씨가 현재 사용중인 드라이버는 샤프트 무게 42g, 전체 중량 270g로 국내서 시판되고 있는 드라이버 중 가장 가볍다.

나이를 잊은 골프 실력에는 골프에 대한 그의 '열정'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필드에 나가서 멀리건과 OK를 절대 받지 않는다. 그만큼 룰에 입각해 매샷에 최선을 다한다. 민석기씨는 "나이가 들수록 설렁설렁 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골프가 재미가 없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매샷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렇다면 그의 스윙은 어떨까. 한 마디로 아주 간결하다. 그를 오래동안 지켜보았다는 이부영프로는 "10년전보다 오히려 실력이 더 좋아진 것 같다"면서 "장타의 비결은 정타다. 그것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윙 리듬과 견고한 중심축이다. 민석기씨는 그 능력이 타고난 것 같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민석기씨는 티샷을 하기 전에 서 너 차례 연습 스윙을 하는 루틴을 한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연습 스윙이라기 보다는 거의 왜글 수준이다. 그는 "풀 스윙으로 연습 스윙을 하게 되면 에너지 소모가 많아진데다 스윙 리듬을 찾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확한 임팩트를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볼 스피드는 왠만한 젊은층에서도 볼 수 없는 62m/s를 찍는다.

그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골프를 치다가 눈을 감는 것이다. 민석기씨는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골프 덕분에 아직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골프를 치면서 맞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드라이버샷이든, 아이언샷이든, 퍼팅 순간이든 간에…"라며 말 끝을 흐린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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