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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트럼프에 독극물 보낸 여성 "대선 포기하라, 총들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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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위대한 미국이 돌아온다(Great American Comeback)'를 주제로 대선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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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발송된 독극물 우편물에는 용의자가 쓴 편지도 들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추악한 폭군 광대(Ugly Tyrant Clown)'라고 부르며 "이번 대선 출마를 기권하라"는 요구가 담긴 편지다. 용의자는 캐나다 국경 부근에서 20일 체포된 파스칼 페리에(53)라는 여성이다. 법원에 제출된 편지 내용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을 통해 공개됐다.

페리에는 편지에서 "나는 당신에게 걸맞는 새로운 이름을 발견했다. '추악한 폭군 광대'"라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이어 "당신은 미국을 망가뜨리고 재앙으로 이끌었다. 미국에 있는 내 사촌들이 4년 더 당신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 출마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며 "당신의 결정을 도울 '특별 선물'을 만들어 편지 안에 동봉했는데, 만약 이게 효과가 없다면 더 효과적인 다른 제조법을 찾아서 독극물을 만들어 보내거나 내가 총을 가지고 직접 가겠다"고 협박했다. 편지 말미엔 '자유로운 저항 정신(FREE REBEL SPIRIT)'이라는 서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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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버팔로시 법원에 제출된 미 연방수사국(FBI)의 페리에 사건 진술서 일부 발췌. [미국 허핑턴포스트 기자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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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정황 속속 드러나



공개된 법원 서류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9월 텍사스주 사법기관과 구금시설 등에서도 캐나다에서 발송된 비슷한 편지 6통을 발견했다. FBI는 이들 편지에서 다수의 유사성을 발견했는데, 특히 '자유로운 저항 정신'이라는 서명이 공통으로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협박성 표현도 다수 일치했다. 독극물을 '특별한 선물'이라고 하거나, "만약 이게 효과가 없다면 더 효과적인 다른 제조법을 찾아서 독극물을 만들어 보내거나 총을 가지고 직접 가겠다"는 언급 등이다.

이들 편지 중 4통에서는 페리에의 지문이 나왔다. 텍사스에는 페리에의 사촌 등 친척이 다수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리에는 페이스북 등 SNS에서 '킬(Kill) 트럼프'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으며 '추악한 광대 폭군'이라는 표현도 썼다. 페리에는 체포 당시 허리에 총을 차고 있었고 칼 한 자루도 소지했다.

페리에는 이날 뉴욕주 버팔로시의 연방 법정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 태생으로 캐나다로 이주했으며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겐 대통령 협박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페리에가 보낸 독극물 리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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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변호인 폰다 쿠비약이 22일(현지시간) 뉴욕주 버팔로시 법원 앞에서 독극물 우편물을 발송한 혐의를 받는 캐나다 여성 파스칼 페리에 재판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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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독극물 '리친'(리신)이 들어있는 우편물을 발견해 수사에 나섰다. 피마자씨에서 추출된 물질을 가공해 만드는 리친은 0.001g의 극소량으로도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독극물이다. 생화학 테러에 주로 사용된다.

리친을 섭취하면 메스꺼움과 구토를 느끼고, 위와 장에서 내부 출혈이 일어나 결국 순환계 붕괴와 함께 사망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해독제는 없다고 CNN은 전했다.

리친이 든 우편봉투 테러는 미국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2018년에 한 차례, 2014년에 두 차례 미국 대통령에게 리친이 든 우편봉투가 발송된 일이 있었다. 2018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FBI 국장이, 2014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국 상원 의원 및 판사,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수신인이었다. 세 사건 다 발송인이 적발돼 현재 구금되거나 징역형을 살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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