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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World Now] 아프리카 코끼리 350여마리 '떼죽음'‥ 원인은 '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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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350마리 집단 '떼죽음'…지구의 경고?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

수십마리의 코끼리들이 떼를 지어 이동합니다.

보츠와나는 세계 최대 코끼리 서식처로 전세계 야생코끼리의 3분에 1에 해당하는 15만 마리의 코끼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강 삼각주 부근에서 코끼리들이 집단으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시작은 지난 5월 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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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인 국경없는 코끼리회'(Elephants Without Borders)와 영국 동물보호단체 ‘국립공원 구조대’가 코끼리 서식지를 조사했는데, 단 3시간 만에 코끼리 사체 169구를 발견했습니다.

한 달 뒤인 6월에는 187구의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두 달 사이 보츠와나에서 숨진 코끼리는 무려 356마리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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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떼죽음 미스터리‥코로나19 감염?

보츠와나 당국은 즉각 코끼리 집단 떼죽음 원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사체에는 값비싼 상아가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외상의 흔적도 없었습니다.

밀렵이나 도축, 범죄 가능성은 희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끼리들이 보인 특이한 행동에 주목했습니다.

죽은 코끼리 대부분 바닥에 머리를 받은 채 쓰러져 있었고, 살아남은 코끼리들은 다리를 절거나 방향 감각을 잃은 듯 한 자리를 빙빙 맴도는 모습을 보였다는 겁니다.

현장 점검에 나선 보츠와나 국립공원구조대 니알 맥캔 소장은 "살아남은 코끼리들이 원을 그리며 빙빙 맴돌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말했습니다.

"코끼리들의 신경계가 파괴된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또 코끼리 사체들 대부분 웅덩이 주변에서 발견됐는데요. 원인이 물이나 토양에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맥켄 소장은 "인수 교차 질병일 가능성도 있고 코로나19가 코끼리 무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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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집단폐사‥원인은 녹조?

이후 코끼리 집단 폐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조사단이 꾸려졌습니다.

그리고 조사단은 넉 달 만에 집단 폐사의 원인이 물 웅덩이의 녹조 때문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음마디 루벤 보츠와나 국립공원부 수의사는 현지시간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끼리 집단 폐사는 시아노박테리아의 신경독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아노박테리아는 강이나 호수에 대량 증식해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청녹조류인데 일부 독소를 생산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독소가 축적되면 신경독 등 다양한 독성을 띠어 동물을 죽일 수 있는데요.

조사단은 특히 숨진 코끼리의 70%가 녹조 현상이 나타난 물 웅덩이 근처에서 발견된 것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떼죽음이 6월 이후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 시기는 웅덩이가 마른 시기와 겹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코끼리는 다른 동물보다 목욕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많은 양의 물을 마시기 때문에 시아노박테리아에 취약할 수 있다"며 녹조를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야생 동물들 중 녹조 때문에 코끼리만 집단 폐사했다는 점은 의문입니다.

특히 코끼리 사체를 먹은 하이에나 등 다른 육식 동물에게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기자회견에서도 조사단은 “왜 코끼리만 떼죽음을 당했고, 왜 오카방고 삼각주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여전히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현장 점검을 벌인 다른 전문가들도 “코끼리 사체뿐만 아니라 인근의 물과 토양, 초목에 대한 샘플 조사도 필요하다”며 조사를 계속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보츠와나에 이어 짐바브웨에서도 코끼리 떼죽음

코끼리 집단 죽음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보츠와나에 이어 세계 두번째 코끼리 대국인 짐바브웨에서도 지난달 말 코끼리 11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습니다.

역시 상아가 훼손되지 않는 상태여서 밀렵꾼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아프리카 코끼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과학자들은 코끼리 집단 폐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중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감염병 연구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인간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신속히 원인 규명이 되지 않으면 공중 보건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박진주 기자(jinjo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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