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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박덕흠, 징계·진상조사도 없이 탈당…여당 “위기 모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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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당에 부담주지 않으려”

탈당했지만 의원 신분은 유지

국민의힘 ‘한시름 덜었다’ 분위기

단톡방에 “선당후사 정신 결단”

민주당 “의원직 사퇴해야” 비판

이해충돌·재산누락 방지책 촉구도


한겨레

피감기관으로부터 가족 회사가 3천억원의 공사를 수주해 ‘이해충돌’ 논란이 인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 관에서 탈당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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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운영하는 건설회사가 피감기관으로부터 3천억원에 가까운 공사를 수주해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킨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23일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해도 의원 신분은 유지할 수 있는데다 당 차원의 징계와 처벌은커녕 진상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터라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국민의힘을 떠나려 한다”며 “당에는 더 이상 부담 주지 않게 당적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스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떠한 부정청탁이나 이해충돌방지법에 위반된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무소속 의원의 입장에서 부당한 정치공세에 맞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자신이 정권의 ‘희생양’이 됐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올해 윤미향·추미애 사태에 이르러 공정과 정의의 추락이 극에 달했다”며 “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에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저를 희생양 삼아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날부터 탈당을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비대면으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우회적으로 박 의원의 선제적인 결단을 촉구하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박 의원도 이처럼 싸늘한 당내 분위기를 무시하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회견이 끝난 뒤 ‘탈당을 지도부와 상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박 의원의 탈당으로 한시름 덜었다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뒤에도 의원들이 속해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 머물며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박 의원이 선당후사 정신으로 큰 결단 해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가 다수였다고 한다. 한 의원은 “추석 밥상까지 논란을 끌고 가지 않게 됐다”고 안도했다. 또다른 의원은 “당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논란이 벌어지면 악재”라며 “당에서 직접 징계를 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는데 본인이 탈당을 결심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의원이 탈당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퇴해야 한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의원에게 국민이 원하는 것은 즉각적인 국회의원 사퇴”라며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가 수사를 받으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박 의원의 탈당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간 박 의원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 아무런 조치 없이 수수방관해온 것을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치개혁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국민의힘 소속으로 또 다른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윤창현 의원과 재산신고 누락 의혹을 받고 있는 조수진 의원에 대한 재발 방지책을 촉구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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